(2)주차난해결+유휴공간활용의 대명사 ‘저스트파크’

▲ 세계에서 주차난이 심각하기로 이름난 영국 런던은 도심에서 주차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개인의 주차공간을 공유하는 ‘저스트 파크’ 공유경제기업이 탄생했다.

주차난·높은물가의 런던
시간당 주차요금 1만원꼴
한달 평균 주차요금 135만원

유휴공간 주차장으로 활용
‘저스트파크’ 이용 인기
인터넷으로 쉽게 검색 가능
개인 평균 연수익 485만원

울산 동구청서 닮음꼴 서비스
10면만 매칭해도 7억원 절감
'울산형 저스트파크’ 개발돼야

약 850만명의 인구에 연간 1600만명의 관광객이 모이는 영국 런던은 세계에서도 주차난이 가장 심각한 도시 중 한 곳이다. 극심한 주차난과 부지런한 주차 단속요원 덕택에 런던 도심 한가운데서 주차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전세계 교통 데이터를 분석하는 INRIX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런던 운전자들은 주차장을 찾는데 매년 67시간이나 도로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차공유’의 대명사인 저스트파크(Just Park)가 런던에서 탄생할 수 있게 된 배경이다.

◇주차난 심각한 런던

주차공유 필연

지난 4월8일 일요일 영국 런던. 런던 중심가에서도 가장 붐비고, 관광객이 몰린다는 피카딜리 서커스(Piccadilly Circus) 주변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했다. 유럽인 특유의 매너(?) 때문인지 경적은 울리지 않았지만, 운전자들의 얼굴에 가득한 짜증과 불만은 숨길 수 없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현지 통역의 차량에 몸을 실은 취재진은 도로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한 채 악명높은 런던의 교통체증을 실감해야했다. 더 난감한 것은 주차문제였다. 역사가 오래된 도시인데다 시내 중심부라 주차장은 눈을 씻고도 찾을 수 없었다.

‘런던 내 교통체증의 30%가 주차공간을 찾아 헤매는 차 때문에 발생한다’는 말이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님을 깨닫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주차장을 발견했더라도 런던의 높은 물가가 또다시 발목을 잡았다.

이날 취재진이 들어선 주차장은 시간당 주차요금이 7파운드, 우리나라 돈으로 1만원을 훌쩍 넘겼다.

한 통계업체의 자료에 따르면 런던의 한 달 평균 주차 요금은 1084달러(약 135만원)로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주차요금이 비싸다고 갓길이나 골목길 얌체 불법주차를 했다가는 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주차위반 범칙금은 보통 런던의 경우 최소 80파운드에서 120파운드 수준이다. 우리나라 돈으로는 약 11만원에서 17만원 상당을 내야 하는 셈이다.

▲ 저스트파크 앱을 실행시키면 본인이 위치한 주변의 공유주차장 위치 및 요금이 표시된다.

◇‘저스트파크’로

공급자·수요자 만족

‘개인의 주차공간을 모두의 주차공간으로 공유하자’며 탄생한 공유경제기업 저스트파크(Just Park)가 영국 런던에서 태동한 것은 어쩌면 필연일 수밖에 없다.

저스트파크는 런던 도심 내 주차와 관련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탄생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컴퓨터 또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된다. 기본적으로 목적지를 입력하면 주변 주차 공간과 금액을 검색해 알려주는 형태다.

검색되는 주차공간 대부분은 개인 또는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유휴 주차공간이다. 가령 자신이 보유한 주차공간이 일부 시간대 놀고 있다면, 저스트파크를 통해 주소와 시간당 주차요금을 책정해 올리면 등록이 된다. 주차공간이 필요한 사람은 원하는 지역과 시간을 입력해 검색하고, 거리와 금액을 보고 선택해 이용하면 된다.

취재진도 저스트파크를 이용해봤다. 런던에서 가장 붐비는 피카딜리 서커스를 입력하고, 도착시간과 떠나는 시간(이용시간 1시간)을 넣었다.

수십 곳의 주차장이 검색됐는데, 취재진이 선택한 목적지와 가까운 주차장은 최소 2.8파운드에서 최대 8.5파운드까지 검색됐다. 보통 5파운드 정도였는데, 저스트파크 앱 이용 전 직접 물색해 찾아간 주차장이 시간당 7파운드였다는 점에서 꽤 큰 이득이다.

비어있는 주차장을 내놓는 사람들도 유휴 주차공간을 활용해 부가수입을 얻을 수 있다.

저스트파크에 따르면 런던의 번화가에서 주차공간을 대여해 벌어들인 개인의 수익은 1년에 3000파운드(한화 약 485만원) 정도다. 런던 내 한 교회에서는 18만파운드(한화 약 2억9000만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비어있는 공간을 활용해 부수적인 수입을 늘리고, 주차문제도 효율적으로 해결한다는 점에서 저스트파크는 공유경제 주차공유 분야에서 세계적인 대명사가 됐다.

▲ 차량 정체현상이 극심한 영국 런던 도심에서는 단순 이동하는 것도 힘들 정도인데 도심에서 주차까지 한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울산형 주차공유 고민해야

런던만큼은 아니지만 도심 주차난이 심각한 울산에서도 저스트파크와 유사한 주차공유가 이뤄지고 있다. 그것도 공공기관이 직접.

동구청은 지난 2015년부터 지역 주차난 해소를 위해 ‘1대1 맞춤형 주차장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 주차장 중에서 빈 주차장을 소유하고 있는 공급자와 이를 필요로 하는 수요자가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대형 조선소 등이 위치해 동구로 출근하는 사람이 많은 반면에 주차공간이 부족하자 내놓은 공무원의 아이디어로, 원룸이나 아파트 단지 입주자들이 출근 등으로 주차장이 비어있는 시간대를 활용해 타지에서 동구를 방문하는 사람에게 아파트나 원룸의 빈 주차장을 유료로 빌려주는 형태다. 수익창출과 주차공간 활용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노리는 저스트파크와 닮았다.

지난 2016년 당시 동구청에 따르면 공용주차장 1면을 조성하는데, 부지매입비 등을 포함해 약 7000만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되는데 해당 사업으로 10면만 매칭해도 7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현재도 해당 사업은 진행되고 있지만, 개인정보유출 우려로 수요자와 공급자 간 직접 매칭이 아닌 공공기관이 중개해야하는 점, 홈페이지 외 간편한 모바일 앱의 부재 등의 한계로 활성화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다만 울산 전역으로 주차난이 심각한데다, 주차장 조성에 큰 비용이 들어 한번에 주차장이 늘어날 수 없는 점, 유휴 주차공간이 많다는 점에서 주차공유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어 울산형 ‘저스트파크’ 개발을 고민할 시기다. 영국 런던 글=김준호기자 kjh1007@

사진=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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