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년전 추억하는 마두희토크쇼

기록재연·시민참여 투트랙 진행등

전문가도 전통성 이을 방안 제시

▲ 85세부터 90세 이르는 어르신 세분이 70여년 전 본인이 직접 보고 체험한 마두희의 경험담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 지난 26일 울산 중구청에서 열린 ‘마두희 토크 콘서트’.
“울산역(驛)사, 미나리꽝, 옛날 우정동사, 줄 꼬는 곳이 세 군데도 넘었다.”

85세~90세 어르신들이 70여년 전 울산에서 펼쳐지던 울산 고유의 민속놀이 ‘마두희’의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주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26일 울산 중구컨벤션에서 울산마두희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박문태)가 개최한 ‘마두희 토크콘서트’에는 김규형(85·중앙동), 박상근(87·우정동), 강봉생(90·병영동) 어르신이 연단에 나와 10~20대 때 겪었던 그 날의 마두희를 추억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그 옛날 마두희를 직접 겪었던 어르신들 이야기는 2시간여 동안 청중들을 과거로 가는 시간여행으로 안내했다.

“내 나이 열세살때 쯤 된 것 같다. 마을마다 짚을 꼬았다. 큰 줄 땡길때는 줄 위에 어른이 올라가서 깃발도 흔들었다”(박상근)

“지금 시계탑사거리에 예전에는 야마사회(잡화점)가 있었다. 그 앞에서 줄을 땡기는데, 지금 마두희 줄보다 더 컸던 것 같다”(김규형)

“‘정지칼’(부엌칼)로 해코지 할까시퍼, 밤새 줄을 지켰다. 누구라도 줄 옆에 오면 ‘칼질한다’ ‘칼진한다’ 억수로 긴장하고 그랬다”(박상근)

“병영에서도 줄을 땡겼다. 공터 한가운데 줄을 매놓고, 청년들이 들러붙어 땡기는데, 우리같은 새댁들은 몬 나서고, 귀경(구경)만 했다.”(강봉생)

이날 콘서트에는 직접 참가자의 생생한 경험담과 함께 마두희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전문가들이 배석해 마두희의 전통성을 이어가는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한양명 안동대 민속학과 교수는 “울산마두희를 320년 역사라고 하던데, 이는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1749년 영조 때부터 했다는 ‘학성지’의 기록으로 따지면 269년 전의 일이다. 하지만 사료는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전해오던 마두희를 기술한 것이니, 마두희의 연원이 300년이 아니라 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옛 마두희를 현재의 축제로 재현시켜 성공적으로 이어가려면, 축제주관단체의 활성화와 주민들의 주체적이자 자발적인 참여가 관건”이라며 “시민이 상시적으로 마두희에 대한 정보를 얻고, 배울 수 있는 교육시스템과 연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태 마두희보존회 대표는 “마두희를 학성지 기록에 따라 똑같이 축소 재연하는 것과 태화강변에서 울산시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두 가지 형태로 분리해 진행하면, 그 역사성은 물론 현대사회 축제로서의 유희적인 즐거움도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한편 2018 울산마두희축제는 오는 6월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중구 원도심 일원과 성남동 태화강변에서 개최된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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