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해양플랜트 수주 끊겨...유휴인력 최대 5천명 발생 전망

현대重, 해양플랜트 수주 끊겨
유휴인력 최대 5천명 발생 전망
2분기 연속 영업손실 4660억원
삼성重, 생산직 3천명 순환휴직
대우조선, 인력축소 자구안 마련

수주물량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조선업계의 ‘일감 절벽’ 여파가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는 매출감소와 영업손실 발생에 이어 업체별로 수천 명에 달하는 유휴인력이 발생하자 힘겨운 ‘버티기’에 돌입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나르스 프로젝트를 수주한 이후 올해 5월 현재까지 해양플랜트 수주가 끊기면서 42개월째 수주 ‘0’을 기록중이다.

오는 7월 말 나르스 프로젝트를 완료하면 더 이상의 해양플랜트 일감이 남지 않게 된다. 당장 입찰경쟁에서 수주에 성공하더라도 실제 제작에 들어가기까지는 1년 이상이 걸려 당장 일감으로 반영되진 못한다.

이에따라 현대중공업은 8월부터 해양사업본부 소속 직원 3000여 명의 유휴인력이 발생하게 된다.

회사 측은 배를 만드는 조선 부문 작업장으로 일부 인력을 옮기는 방법을 포함해 다양한 유휴인력 관리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총 11개의 도크(선박 건조·수리 시설) 중 4도크, 5도크, 군산도크 등 3개는 이미 작년부터 가동을 중단했다.

올해 들어 업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조선 수주잔량은 지난달 기준 86척을 기록했으나 멈춘 도크를 재가동할 만큼 충분하진 않다. 2017년 수주량이 48척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일감 절벽으로 최대 5000여 명의 유휴인력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부터 순환휴직 등을 단행한 데 이어 지난 4월 근속 10년 이상 사무직과 생산기술직 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희망퇴직 신청자는 50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초 희망퇴직 예상인원(2400여명)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사측은 올해 추가로 희망퇴직을 시행하진 않을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이 올해 1분기 123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전분기(-3422억원)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분기 연속 낸 영업손실 규모만 4660억원에 달한다.

또 정부의 조선산업발전전략(2019년까지 40척 5조5000억원 규모) 공공선박 발주시 현대중공업의 입찰참가 제한 조치를 받은 것도 경영난 극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강환구 대표이사와 김숙현 해양사업대표는 지난 23일 담화문을 통해 “우리는 인건비가 3분의 1 수준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하며, 수주성공을 위해서는 생산성은 더욱 높이고 원가는 더욱 낮춰야한다”면서 “새로운 공사를 수주하더라도 착공하기까지는 상당기간의 일감공백은 피할 수 없으며, 이 기간 모두 함께 허리띠를 졸라매고 견뎌야만 한다”고 호소했다.

경영진은 특히 “무조건 목소리를 높이고, 투쟁의 구호를 외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노사가 따로 없다. 노동조합도 명분에 집착하지 말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육상 1도크와 해상 플로팅 도크 1호기의 가동을 중단한 삼성중공업도 당장 일감이 떨어질 정도는 아니지만, 상황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조선 부문 수주잔량은 4월 기준 72척으로 1~1년 반 정도의 일감만이 남아있다.

삼성중공업은 1000여 명가량인 유휴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다음 달 말까지 생산직 약 3000명을 대상으로 순환휴직을 시행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보유한 해양플랜트 일감은 드릴십 6기, 원유생산설비 1기 등 총 7기로 아직 조업 물량에 여유가 있다. 4월 기준 선박 수주잔량은 총 74척으로 일단 올해는 비는 도크 없이 완전히 가동된다.

대우조선은 회사 덩치를 줄이기 위해 2020년까지 인력을 9000명대 수준으로 줄인다는 내용의 자구안을 마련한 바 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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