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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 국가정원’ 길을 묻다]근사한 고층건물보다 푸른 공원 많은 도시의 가치가 더 높아(2) 정원에 매혹되다, 호주 멜버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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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28  22:5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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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멜버른 중심가에 위치한 팔리아멘트가든. 여름철에는 분수 광장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녹지공간은 장애물 아닌 보호막
초고층빌딩 사이에 공원 위치
시민·직장인 휴식공간으로 활용
공원 있는 지역은 가치도 높아
살기좋은도시 7년째 세계1위에
가로수 7만여그루 이메일 부여
주민등 메일 보내며 애정 쏟아


호주 멜버른(City of Melbourne)은 ‘정원의 도시’로 불린다. 초고층 건물이 밀집한 시내 곳곳에 면적이 결코 좁지 않은 정원이나 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소위 노른자위 땅에 건물이 아닌 녹지를 조성했다는게 한국인의 시각으론 이해가 잘 안되지만 여기선 너무나 당연시되고 있다. 멜버른시 브라이언 윌슨 미디어 담당은 “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것보다 그 자리에 녹지가 조성되면 더욱 살기 좋아지고 도시의 가치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인식의 전환, 도시 품격 높이는 정원

본보 취재진이 지난달 둘러본 멜버른은 정원의 도시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도시 곳곳이 녹지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다.

초고층 빌딩이 즐비한 멜버른 중심상업지역(CBD·Central Business District) 주변으로 조성된 거대한 정원은 도시 확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라 도시를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주는 일종의 보호막 역할을 하는 공간이었다.

도롯가 또는 도로 한 가운데 심어진 아름드리 나무는 풍성한 잎사귀와 함께 수십미터 높이로 뻗어 있었다. 간판을 가린다는 이유로 또는 그늘진다는 이유 등으로 가지가 잘려져나가는 우리와는 달리 정원의 도시를 표방하듯 푸르름을 뽐내며 마음껏 자라고 있었다.

호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멜버른이 단순히 땅덩어리가 넓어서 곳곳에 정원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 멜버른 중심가에 위치한 칼튼가든을 찾은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다. 이곳은 19세기 정원의 모습을 간직한 세계 유산지로, 매년 가을 남반구 최대 규모의 국제 화훼 행사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빅토리아주의 주도인 멜버른은 금융 중심지이자 호주 3대 대기업(텔스트라, BHP 빌리톤, 오스트레일리아 은행) 뿐 아니라 호주상공회의소, 호주증권거래소 등 대부분의 회사 본사가 위치한 대도시로, 호주 최대 도시 시드니와 경쟁도시이기도 하다.

우리의 관점으로 보면 도시의 확장을 위해 거대한 정원이 아니라 초고층 건축물을 지어야 하지만 그들은 녹색공간을 택했다.

◇중심상업지역 주변 거대 녹지 조성

평지에 자리잡은 멜버른의 면적은 울산 남구(7206㏊)의 약 절반인 3770㏊다. 이 중 87%(3290㏊)에 건축물이 지어져 있다.

   
▲ 멜버른 중심가에 위치한 피츠로이가든을 찾은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녹지공간은 13%(480㏊)로, 단순히 비율로만 보면 녹지공간이 크게 많지 않은 것 같지만 곳곳에 산이 자리잡고 있어 덩달아 녹지 비율이 높아진 우리나라와 달리 삼산동이나 성남동과 같은 시내 한복판에 건물을 짓지 않고 정원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결코 적지않은 비율이다.

멜버른 중심상업지역의 면적은 가로 약 2㎞, 세로 약 1㎞ 등 2㎢, 200㏊(약 60만평)이다. 중심구역에 초고층 빌딩이 자리잡고 있고, 주변으로 칼튼가든, 피츠로이가든, 팔리아멘트가든, 플라그스타프가든, 이디즈플레이스공원, 독랜스공원, 배트맨공원, 엔터프라이즈공원, 버라룽 마르다공원 등 수많은 녹지공간이 조성돼 있다.

특히 배차 간격이 5분 안팎인 트램이 중심상업지역 내에서 무료로 운행되다보니 잠시라도 시간이 나면 공원이나 정원으로 향하는 직장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멜버른의 녹지 사랑은 나무에서도 드러난다. 도시 가로수 7만7000그루에 이메일 주소를 부여했고, 이들 나무는 매년 5000통 가량의 이메일을 주민이나 관광객들로부터 받고 있다. 주로 나무에 소중함을 전하는 내용이다.

이러한 영향인지 멜버른은 영국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 국제 정치·경제·사회 분석기관)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순위에서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도시이기도 하다.

   
▲ 캐시 오케 멜버른시의회 환경위원회 의장이 정원의 도시로 불리는 멜버른의 녹지정책을 취재진에게 소개하고 있다.

인터뷰 / 캐시 오케 멜버른시의회 환경위원회 의장
“옥상등 사유지 녹지조성 도심열섬화 줄여”


녹지는 멜버른 개발정책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한다. 잘 가꿔진 정원이 지역 주민들이나 인근 근로자들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호주의 지방정부인 멜버른시의회 캐시 오케 환경위원회 의장은 “멜버른의 녹지 조성정책은 주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부동산 가치를 더욱 향상시키고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캐시 오케 의장은 “녹지는 도심열섬 현상을 줄여주기 때문에 지금은 루프탑(옥상 녹지공간)을 조성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며 “멜버른 전체 건물 옥상 중 880㏊ 공간에 녹지를 만들었고, 이중 236㏊(27%)에는 큰 나무가 자라는 공원, 328㏊(37%)에는 풀이나 야생화와 같은 식물이 자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멜버른은 빠르게 증가하는 도시 주민들을 위해 새로운 공원을 조성하고, 또 도시 내 사유지에 녹지를 늘리기 위한 기금을 조성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며 “성공적인 프로그램 중 하나는 ‘관할 지역 10년 나무 심기 프로그램’으로, 지역 커뮤니티와 함께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주민들과 함께 나무를 심고 개방 공간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시 오케 의장은 “도시숲 전략에 따라 해마다 3000그루의 새로운 나무를 심고, 도시 내 공유지·사유지에 녹지를 계속해서 늘려나가겠다는 시민들과의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수기자

호주 멜버른 글=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사진·편집=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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