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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정명숙칼럼
[정명숙칼럼]‘제3후보’ 유권자의 승리를 기원하다후보절반 정치신인…비상한 선거정국
유권자가 제3후보라는 사명감으로
변화 주도해야 건강한 정치 정착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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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28  22:5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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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명숙 논설위원실장

남북 정상이 2시간 만에 뚝딱 만났다. 서로를 껴안는 모습이 아침 신문 1면을 장식했다. 멈춰 섰던 70년 역사가 갑자기 ‘빛의 속도’로 달리고 있다. 동승자가 되어 함께 달리면서도 현기증을 일으킬 만큼 빠르다. 더러는 그동안의 경험과 상반된 새로운 역사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불안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가야할 길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울산의 6·13선거정국이 비상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남북관계와 더불어 울산을 포함한 영남권 정치의 변화도 크고 빠르다. 지금까지의 여론추이에 따르면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한 후 처음으로 ‘정권’이 바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현 시점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른 판단이다. 드러난 여론과 달리 ‘숨은 표’가 많을 것이란 주장에도 동의한다. 때문에 울산의 선거결과는 장담할 수 없지만 전국 선거판의 큰 흐름이 바뀔 기미는 별로 없어 보인다. 이미 지방의제는 실종됐고, 오락가락하던 북미회담도 6월12일 개최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니 말이다. 하룻밤을 경계로 불어닥칠 북풍의 영향도 예사롭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은 1997년 광역시 승격 이후 5차례의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이 광역단체장을 놓친 적이 없다. 15대 김대중, 16대 노무현, 17대 이명박, 18대 박근혜로 이어지는 대한민국의 정권교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울산광역시장 선거는 오롯이 자유한국당 편이었다. 무소속 또는 민주노동당에 기초단체장 1~2석을 내준 적은 있지만 지난 6대 지방선거에서는 그마저도 새누리당이 몽땅 가져갔다. 울산선거에서는 맥을 못 추던 더불어민주당(열린우리당)은 ‘노풍’에 힘입은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울주군지역 1석을 가져간 것이 유일한 승전이다. 민주당의 입장에서 보면 울산은 진보 성향이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임에도 애간장만 녹이는 미풍지대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이는 곧 자유한국당의 기득권이 깊고 단단한 뿌리를 가졌음을 말해주는 대목이자, 강력한 ‘문풍’에도 불구하고 선거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울산에서는 221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111명이 첫 출마자다. 정치신인이 50%를 넘어섰다. 크든 작든 분명 변화가 일어날 조짐이다. 우리는 늘 정치가 변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거는 적잖이 설렌다. 그렇다고 신인에 대한 기대가 크다거나 신인을 지지한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신인에 대한 막연한 기대치를 마치 후보의 능력인양 오해해서도 안 된다.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실망감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을 무조건 구태(舊態)라고 하는 것도 위험하다. 모든 변화가 항상 옳은 것도 아니다. 다만 수많은 신인들이 기득권에 자극제가 되어 우리 정치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기대감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지역정치가 한단계 성숙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거에서 제1당과 제2당의 후보가 아닌 제3 정당의 후보나 돌풍을 일으킨 무소속후보를 ‘제3후보’라고 일컫는다. 그들은 결국에는 들러리에 그치지만 의도치 않게 킹메이커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울산선거에서는 유권자가 제3후보가 돼야 한다. 이 변화의 시대를 유권자가 주도할 때 비로소 건강한 정치가 약속되기 때문이다. 지방선거에서 지방이 사라졌다고들 하지만, 책임 있는 유권자라면 선거토론도 지켜보고 지역신문도 챙겨보면서 후보들의 입과 공약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자신의 입신양명(立身揚名)을 위한 출마인지, 정치인으로서의 소명의식이 있는 건지 관심을 갖고 주시하면 분명 답이 나온다. 시대를 읽을 줄 아는 혜안, 살기좋은 도시에 대한 철학, 살고 싶은 울산을 만들 능력을 갖춘 단체장이 절실한 시점이다. 유권자가 제3후보라는 사명감을 갖고 역할을 다할 때 비로소 올바른 변화가 찾아온다.

정명숙 논설위원실장 ulsan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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