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죽련 중구 청소년문화의집 관장

6월13일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다. 이 시기 선거 출마 후보자들만큼 부지런한 사람을 대한민국에서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후보자들은 ‘시간이 금이다’라는 격언을 이 시기만큼은 절실히 가슴에 새겨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이른 아침의 출근길, 오후의 시장통 등 사람이 좀 다닌다 싶은 곳에는 늘 후보자들이 진을 치고 있으며 한명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 그런데 사람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찾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중구 청소년문화의 집 같은 청소년 관련 시설이 대표적이다.

청소년 계층에 대한 이들의 무관심은 학업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후보자들의 친절한 배려로만 볼 수 있을까? 아니면 투표권이 없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일까? 아마 두 가지 면이 동시에 작용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만일 투표권의 유무가 영향을 미쳤다면 이는 그냥 웃어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선거의 속성과 관련된 문제이며 선거 또는 더 큰 의미로 민주주의 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도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거에 출마한 정치인들은 당연히 표가 많은 쪽, 내게 표를 줄 사람들을 위한 정책에 집중하게 된다. 예컨대 정치인들이 투표율이 낮은 젊은층 대신 투표율이 높은 노년층을 위한 정책을 많이 수립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우리 사회의 정치인들이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투표권을 또는 자기를 위해 투표 할 사람을 위해 정책을 수립하고 일을 하는 것이 우리의 현재 진행형 민주주의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몇 년 전부터 강하게 요구되고 있는 투표권의 연령 하향이 답일까? 투표권의 연령 조정은 현시점에 있어 유력한 대안이 될 수도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정치인들의 청소년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내기 위해 무한정 연령 하향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시대의 구멍 뚫린 민주주의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엄밀히 말하면 그 어떠한 정치 또는 사회 시스템도 완벽할 수는 없다. 우리가 최선이라 믿고 있는 민주주의도 당연히 완벽하지는 않다. 이러한 시스템을 극복 또는 보완하는 유일한 길은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정치인들이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투표권을 가진 시민이라고 이미 말했다. 이제 정답은 명확해진다. 투표권을 가진 시민이 좀 더 스마트해지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미래를 내다보는 천리안을 가진 시민이 많이 생겨나면 되지 않을까?

지난 5월19일 필자가 관장으로 있는 청소년문화의집은 청소년들과 함께 ‘2018 푸른축제’를 개최했다. 청소년과 학부모 등 1000명이 모여 청소년들의 꿈과 재능, 끼를 마음껏 뽐내는 자리였다. 우리 청소년들은 그 동안 어른들이 잊고 지낸 꿈을 무한히 가지고 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이들의 꿈을 지켜주어야 한다. 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그들의 꿈을 펼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들의 꿈을 지지해줄 정치인 아니 스마트한 시민이 필요하다. 청소년의 꿈이 우리사회의 미래이며 우리 모두의 꿈이 될 것이다.

배가 고프면 참고 견딜 수 있지만 희망이 없으면 한순간도 버티기 힘들다. 지금 당장은 힘들어도 곧 나아지리라는 희망이 있으면 힘이 나고 없으면 바로 쓰러질 것이다. 현시대는 우리 시민들이 살아가기가 만만치 않은 곳이다. 청소년을 우리의 꿈과 희망으로 삼자. 청소년에게 관심을 가지는 정치인, 유권자가 필요한 6월13일 전국동시지방선거다. 이죽련 중구 청소년문화의집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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