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는 태화강 지방정원을 국가정원으로 지정해달라는 신청서를 산림청에 제출했다고 31일 밝혔다. 중구 태화동 태화강변 85만63㎡ 규모로, 시민참여, 생태문화, 치유재생, 수변생태, 식물경관, 체험놀이 등 주제별 6종의 정원과 관리시설, 편의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산림청은 신청서 접수 후 30일 이내 결과를 통지해야 하지만 보완 과정을 거치면 지정 시기는 한두 달 더 늦어질 수 있다. 태화강 국가정원이 지정되면 대한민국 1호 국가정원인 순천만에 이어 2호 국가정원이 된다. 국가정원 지정을 향한 시민적 염원에 한치의 어긋남도 없기를 기대해 본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사업이자 산림청의 최우선 지역현안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굳이 들추지 않아도 도심을 가로지르며 울산의 역사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문화유기체이자 자연생태 환경이 살아 숨쉬는 최적의 정원 공간인 태화강의 국가정원 지정은 너무도 당연시되고 있다. ‘죽음의 강’에서 ‘생명의 강’으로 변모한 태화강의 과거와 현재의 극적인 모습이 보여주는 의미만 해도 그렇다. 1960년대 한국 근대화의 중심에 선 울산의 땅, 물, 산림이 국가발전을 위해 무차별 훼손됐고, 그 가운데 ‘죽음의 강’으로 변했던 태화강이다. 범 시민적 노력으로 지금은 생명의 강으로 거듭났지만 국가발전을 위해 치룬 대가라고 하기엔 너무도 참혹했다. 생각만으로도 진저리 쳐질 정도다. ‘죽음의 강’에서 ‘생태도시 울산’의 상징이 된 태화강을 지속보전하고 과거의 교훈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라도 국가정원 지정은 꼭 필요하다.

울산시는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을 통해 태화강 생태자원을 세계화하고, 국내 정원 산업 기반 구축에 기여해 울산 브랜드 가치 상승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끌어낸다는 복안이다. 또 공업도시에서 생태도시로 거듭난 울산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태화강 중심의 우수한 자연생태환경·그린인프라를 구축하는 시발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도 드러내고 있다. 국가정원이 되면 정원관리를 위해 한해 30억~40억원의 국비가 지원된다. 국가 예산 지원 외에도 정원산업과 도시브랜드 제고, 관광산업 활성화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에코폴리스 울산 선언’과 ‘태화강 마스터플랜’을 통해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도심속 생태공원으로 변모했던 태화강이 또 한번 새로운 변신을 꿈꾸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물순환의 복원, 생물종 다양성의 복원, 생태적 재생 등을 국가정원이라는 방식으로 집약적으로 재현, 태화강이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상징하고 강이 가진 생명력을 극대화한 세계적인 수변정원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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