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룡 남구문화원서 개인전
업사이클링 작품들 전시 눈길

▲ 해양폐기물을 활용한 업사이클링작품을 전시하는 김부룡 개인전이 6월2일까지 남구문화원 갤러리와 앞마당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은 작품 앞에 선 김부룡씨. 오른쪽 사진은 폐목재를 활용해 만든 시계.

지난 일주일간 울산남구문화원을 방문한 사람들은 앞마당과 전시장에서 낯선 전경을 마주했다. 분명 미술품 전시회이긴 한데, 통념을 깨는 작품 재료와 설치작업이 이채로웠기 때문이다.

전시 작가는 김부룡씨다. 실내인테리어를 업으로 삼아온 그는 오래전부터 공간연출과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다. 우연히 바닷가를 거닐며 각종 부표와 그물 등 해양쓰레기를 접한 뒤 이를 미술품이나 설치작업으로 활용하면 어떨까 고민하게 됐다. 번뜩 스친 아이디어는 곧바로 실행에 옮겨졌고, 수년 간 바닷가를 전전하며 온갖 쓰레기를 창고 가득 수집했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자신의 공간 안에서만 구상했던 작품들을 시민들과 처음으로 공유하는 자리였다.

전시는 남구문화원의 1층 갤러리와 앞마당 야외무대 2곳에서 ‘김부룡 해양폐기물을 활용한 업사이클링작품 개인전’이라는 제목으로 마련됐다.

바닷가로 떠밀려 온 목재는 시계로 변신했다. 부서진 벽돌은 화분이 되고, 크고 작은 부표는 꽃을 품은 용기로 바뀌었다. 그밖에도 찌그러진 오일통, 녹슨 파이프, 거북손이 파고 든 스티로폼이 미술작품으로 등장했다. 특히 야외무대에 설치한 설치작업은 크기도 크기지만 온갖 폐기물로 돛단배와 가오리, 기러기 등을 묘사하는데다 조명기능까지 덧붙여 낮과 밤이 각기 다른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김씨는 미술전공자는 아니지만 어린 시절부터 늘 흙과 함께하며 지낸 것이 생애 첫 전시를 준비하기까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영천 출생인 그는 어린 시절 옹기를 만들던 아버지를 따라 울산 남창에서 오랫동안 지냈다.

김씨는 울산에서 ‘업사이클링’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활동을 적극 펼치고 싶다. 그는 “‘업사이클링’은 예술, 무역 등 여러 가지 형태로 활용도가 무궁무진하고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분야”라며 “앞으로도 확신을 갖고, 자식과도 같은 작품 탄생을 위해 더욱 더 창작에 몰두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한 지역동호회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안으로 관련 전시를 적어도 3번 정도 더 진행하고 싶다”며 “환경오염 실태에 공감하고, 생명과 사랑의 원천인 바다와 함께하는 나의 미술작업을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갖고싶다”고 말했다. 전시는 2일까지.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