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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원탁(圓卓)의 미학(美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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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04  22: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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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종광 울산교육연수원 총무팀장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보면서 관심이 가는 것 중 하나는 판문점 평화의 집 2층 정상회담장의 ‘원탁’이었다. 보통의 정상회담들은 사각형의 테이블에서 서로 마주보는 경우였는데 이번 정상회담은 원탁회담이었다.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이번에 사용된 원탁(The Round Table)은 정상회담이 열리는 2018년을 상징하여 폭이 2018mm인 타원형으로, 휴전선이라는 물리적 경계와 분단 65년이라는 심리적인 거리감을 줄이고, 남북이 함께 둘러앉아 진솔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었으면 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우리는 ‘원탁’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아더 왕(King Arthur) 전설과 관련된 ‘원탁의 기사’가 먼저 떠오른다. 원탁회의의 시작을 원탁의 기사로 보는 시각도 있다.

‘부활하는 보물’이라는 책 속에 원탁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이 소개되어 있다. “아더 왕을 따르던 기사들이 식사시간 자리 순서 때문에 싸움이 일어나 사상자까지 생기자, 아더 왕이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고민하다가, 순서의 차이가 나지 않는 커다란 원탁을 제작하였고, 그 이후에는 자리 때문에 더 이상 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라고 한다.

‘서열없는 원탁을 만들어 분쟁을 막았다’라는 아더 왕의 공적을 적어 놓은 것에서 볼 수 있듯 ‘원탁’은 상호 존중과 배려, 탈 권위, 소통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회의실의 사각형 테이블을 치우고 원탁을 설치한 후 직원조례로부터 다양한 원탁토론회를 개최해 온 울산시교육청은 올해 상반기까지 초·중·고 52개교에 원탁토론실을 조성할 예정이다. 수업시간을 활용한 활발한 토론을 통한 교실토론 수업활성화와 공동체 토론문화 정착의 결실로 이어지길 바란다.

니시 가나코의 소설 ‘원탁(えんたく)’의 표지에는 붉은색 원탁 밑에 어린 소녀 꼬꼬가 쪼그리고 앉아 있다. 하지만 불쌍하거나 고독해 보이지 않고 아늑하고 편안한 자신만의 공간처럼 보인다.

초등 3학년인 꼬꼬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세쌍둥이 언니들이랑 8인 대가족이다. 망한 중국집에서 가지고 온 거실에 놓인 원탁은 꼬꼬가 원하는 ‘고독’을 가장 느낄 수 없는 공간이지만, 반대로 집에서 생생하게 살아있는 곳이자 뜨끈한 밥과 가족들이 함께 하는 가장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작은 집에 놓인 큰 원탁은 답답해 보이지만 원탁에 둘러 앉아 가족들이 모여 식사하고 대화하는 과정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꼬꼬의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과정 속에서 여러 어려움이 생겨도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해야 의미 있는 원탁(圓卓)의 미학(美學)이 잘 살려져서 새로운 대화와 협력의 시대가 열리길 기대해 본다. 양종광 울산교육연수원 총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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