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미래 대비한 프로그램 만들어
학생이 주도하고 소통하는 교육돼야
새로운 변혁기 전문인재 양성 가능

▲ 박현철 울산대 산업경영공학부 교수 前 한국솔베이(주) 총괄부공장장

요즘 대학 교육방법은 획일적 지식주입으로 40년전과 동일하나 교육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첫째 당시 대학 진학률이 5~6%였으나 지금은 69~82%다. 둘째 대학생들의 수준이 역대 최고인데도 심각한 취업난에 좌절하여 장래 꿈과 자신감이 거의 없다. 셋째 철저한 상대평가로 학부생간 경쟁이 치열하여 학우애도 약하다. 넷째 휴강이 없으며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않고 잠을 자도 사랑의 매가 없다. 다섯째 교수와 선배를 존경하는 관습이 없어지고 학생 개인의 권리의식이 강해졌다. 여섯째 학생 대부분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기업이 아닌 안정된 공기업이나 공무원에 취직하길 원한다. 우리가 귀한 자녀들이라고 편애하다가 이렇게 된 것 같아 아쉽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저서 <부의 미래>에서 기업은 시속 100마일, 정부 관료조직은 25마일로 달리는데 10마일로 달리는 학교와 3마일로 다니는 정치가 기업에 취업하려는 학생들을 준비시킬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창의융합이 화두가 되는 현재 인공지능, 빅데이터, 증강현실, 가상로봇 등 초연결·초지능 사회인 4차 산업혁명시대의 주체는 기계가 아닌 사람이다. 앞으로 20년후에는 65%가 현재에 없는 직업을 가지게 될 미래가 오고 있다. 새로운 변화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 교육을 통해 4차 산업혁명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성과 상상력을 지닌 전문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교육은 백년대계이고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므로 좌고우면하는 정치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 사회과학은 시각과 흐름이 있어 정반합 메커니즘을 거치지만 자연과학은 불변의 정답이 있다.

그러면 학교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나? 첫째 교육부는 공정한 조정자로 교육관련 제도를 마련하고 준수감사 등을 통해 교육시스템을 원활히 운영한다. 학교경영은 최소한의 간섭으로 학교와 이해관계자들의 자율과 합리적인 판단에 맡겨야 한다. 둘째 학교는 미래를 대비하고 문제나 변화에 대한 대응책을 설계·실행하는 프로그램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 셋째 학교가 법적 자율적 요건과 고객의 요구사항에 맞는 커리큘럼을 정해 교수·교사가 지도 조언하되, 학생들이 주도하고 소통하는 교육이 돼야 한다. 넷째 사회가 요구하는 내용 즉 학문의 원론 20%, 현장에서 사용하는 콘텐츠·프로그램 80% 비율로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섯째 점증되는 안전교육훈련의 수요를 감안, 생애 전과정에 걸쳐 학교 및 가정, 사회에서 실시해야 한다.

교육방법은 강의식보다 면대면, 토론식, 프로젝트 등으로 실시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좋으나 수강생의 규모와 경제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기업은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하나 현실은 입사후 회사가 3~4년간 별도 직무교육을 시켜야 겨우 봉급값 하는 직원이 된다. 필자는 대학교에서 안전공학개론, 환경경영, 위험성평가, 화공안전특론 등의 과목을 주 14시간 강의해 오면서, 기업에 필요한 협동, 창의력, 문제해결력 등을 배양하기 위해 학생들이 생활주변에 널려있는 안전보건환경의 유해위험요인들을 파악하고 위험성을 평가해 프로젝트를 해결한 후 학우들에게 발표해 평가받고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초중고 교육의 공과는 대학 입학의 질과 양으로 결정되며, 졸업후 사회에 나가 직업을 통해 소득을 얻고 전문가가 되어 국가사회에 공헌한다. 4차 산업혁명과 평생교육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이 때 학교는 지속가능한 커리큘럼을 준비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실용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곧 있을 교육감 선거에서 미래를 꿰뚫어 보고 학생들의 꿈과 자신감을 키워줄 리더가 당선되길 바란다.

박현철 울산대 산업경영공학부 교수 前 한국솔베이(주) 총괄부공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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