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희천 (주)넬덕양 대표·수소산업협회 부회장

고등학생 때 ‘맹물로 가는 자동차’라는 영화를 본 기억이 있다.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1970년대 벌써 그런 생각을 했다니 놀랍다. 물을 싣고 다니는 자동차를 개발하고 실현하려는 노력이 세계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물로 가는 자동차의 에너지원은 당연히 수소다. 물로부터 얻은 수소를 연료로 하는 연료전지로 전기를 얻고, 이 전기를 이용해 전동기(모터)를 돌려 얻은 회전력으로 자동차를 구동한다. 바로 수소전기자동차(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원리이고, 수소는 고압 수소저장탱크를 차량 안에 탑재해 연료로 공급한다.

그렇다면 수소전기자동차와 전기자동차와의 차이는 무엇일까? 전기자동차도 모터로 회전력을 얻기 때문에 구동력을 얻는 부분에 있어서 차이는 없지만 에너지원을 어디에서 얻는가에는 차이가 있다. 수소차는 고압의 수소탱크와 연료전지로, 전기차는 2차전지를 탑재해 계통전력으로부터 전기에너지원을 얻는다. 따라서 전기차는 전기를 충전하는 충전소, 수소전기차는 수소연료를 공급하는 충전소가 필요하다. 현재의 기술로는 수소차는 1회 풀 충전시 600㎞(넥소)를, 전기차는 통상 200㎞ 정도를 움직일 수 있다. 따라서 전기차는 도심 내 근거리 용도로 수소전기차는 장거리 대형차 등에 유리하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자율주행차의 경우 센서 등에서 많은 전기 소모가 필요하므로 수소 전기차가 더욱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소전기차나 전기차 모두 재생에너지가 주 에너지원으로 되는 시대에는 반드시 필요한 핵심 수송수단이 될 수 있다. 재생에너지원의 전기가 수소로 전환되거나 운송수단으로 활용되게 되면 현재의 화석연료가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국민들이 이에 공감해 현대자동차의 넥소 수소연료전지차 주문이 예상 판매 대수인 300대를 훨씬 넘어섰고, 정부 추경에 500대의 신규 차량 지원금이 반영됐다.

수소전기차는 수소 에너지 시대를 열어가는 첨병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수소전기차의 도입을 위한 문제점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충전소도 필요하고, 차량 가격도 낮추어야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첫발이다. 수소전기차에 관한 관심은 새로운 수소시대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큰 힘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임희천 (주)넬덕양 대표·수소산업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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