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실시간 유해대기 측정시스템을 구축, 악취 배출원 단속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수십년째 반복되는 악취공해에 시달리고 있는 시민적 피로감 호소에 따른 것이다. 해마다 악취와의 전쟁을 선언, 악취공해관리에 나서면서도 지금까지 원인조차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 울산시의 환경행정능력에 대한 의구심과 불신이 겹쳐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악취가 울산 전역에 퍼지고, 고통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신고 또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언제쯤이나 이 지긋지긋한 악취공해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한숨이 넘쳐난다.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 도입되는 유해대기 측정시스템 가동이 울산의 악취배출원을 속시원히 밝혀내는 단초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나 무기력하기만 했던 악취공해 대응능력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는 될 수 있을 것이란 작은 희망을 품어본다.

시가 6억3000만원을 들여 오는 10월부터 기동하게 될 유해대기 측정시스템은 유해대기 측정 이동차량 1대와 질량 분석기 1대로 구성된다. 이동차량이 매일 공단을 돌며 실시간으로 대기오염 물질을 측정·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게 된다. 울산시보건환경연구원 대기연구과가 맡아 운영한다. 시는 유해대기 측정시스템이 가동되면 울산 악취 배출원을 실시간 감시 기능이 강화돼 악취 민원을 줄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현재 도심과 공단 경계지역 등지에 무인 악취 포집기 24대와 악취 모니터링 시스템 9기 등 악취 측정장비 인프라를 구축·운영하고 있다. 또 공단 내 5개 지역 민간자율환경순찰대가 순찰하고, 결과를 SNS로 공유하면서 악취유발 의심 사업장을 단속하고 있다. 상습·고질 악취 민원 유발업체를 꼭 적발하고 말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다지고 있다. 최근에도 악취 민원이 늘자 악취배출 사업장 21곳에 대해 악취배출 허용기준 준수와 악취방지 시설 정상가동, 악취방지법 관련 행정사항 준수 여부 등을 특별점검했다. 그렇지만 결과는 신통찮다. 악취 시료 42건을 포집해 울산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 의뢰한 뒤 기준을 초과한 2곳을 적발해 개선명령하는데 그쳤다.

울산에서 발생하고 있는 악취민원은 걸레썩는 냄새에서부터 곰팡이 쉰내, 시큼한 냄새 등 종류도 다양하다. 지역도 공단 주변만이 아닌 도심 주택까지 울산 전역에 걸쳐 무차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해마다 악취배출원 감시 기능을 강화해도 소용이 없었다. 냄새가 섞여 배출물체와 업체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한계에 스스로를 가둔 탓은 아닌지 의문이다. 자체 역량으로 해결하지 못할 문제라면 외부의 힘을 빌려서라도 대응하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보여줬으면 한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