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KBS 1TV의 일일연속극 〈좋은걸 어떡해〉(극본 최윤정·연출 김용규)가 지난 5월 첫 방송을 시작한지 10개월만에 2월2일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수경(정선경)을 괴롭히던 전남편 석진(홍학표)이 9일자 방송분에서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고 의료봉사를 위해 낙도로 떠나는 것을 비롯, 드라마 전개의 축이었던 수경의시어머니(김자옥)와 수경 사이의 갈등도 해결되는 등 모든 것이 "해피엔드"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파행적 내용으로 일관했던 기둥줄거리에 비춰볼 때, 모든 갈등이 눈녹듯 녹아사라지고 모든 상황이 평화스러운 귀결을 맞는 결말 또한 "비정상적"이라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제작진은 그동안 쏟아졌던 비판을 의식한듯 "참된 사랑의 의미를 보여주고자 했던이 드라마의 주제가 마지막 부분에 여실히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행복한 결말" 하나로 이 이 드라마가 안고 있던 모든 문제점을 가리기는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이 드라마는 온가족이 시청하는 시간대에 방영되는 일일연속극으로는 부적절한 내용들로 인해 비판을 받았다.  우선 수경이 장수(정보석)와 재혼한 뒤에서야 전남편 석진의 아이를 임신했음을 알게 됐다는 설정부터가 문제였다. 이에 따른 낙태에 대한 고민과 석진의 수경에 대한 횡포, 석진에게 강제로 끌려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유산하는 수경 등 극의 전개를 이끄는 주요 소재 하나하나가 모두 일반인의 윤리적인 상식수준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게다가 40%에 육박했던 높은 시청률로 인해 방영기간을 두 차례나 연장하면서, 석진의 수경에 대한 무자비한 행태와 이로인한 시부모와의 갈등상황을 몇달씩 지루하게 반복해 시청자들을 짜증나게 했다. 이러한 "늘리기 작전"은 그나마 치밀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극적 구성의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고 급기야 지난 해말 시청률은 20%대로 곤두박질쳤다.  "좋은 걸어떡해"는 지난 연말 방송담당기자들에 의해 "최악의 드라마"로 선정되기도 했으나 KBS가 해마다 자체적으로 뽑는 "2000 연기대상"에서 작가상과 연기상을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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