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도 없고 평범한 고교생들
전국체전 예선 출전 도전기

 

2016년 B급 감성의 코미디 ‘델타 보이즈’로 주목받은 고봉수 감독의 후속작 ‘튼튼이의 모험’이 정식 개봉한다.

지난해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돼 무주산골영화제·정동진독립영화제·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서울독립영화제·마르델플라타국제영화제 등을 거치며 입소문을 탄 작품으로 약 1년 만에 상업 영화관 스크린에 걸린다.

‘튼튼이의 모험’은 한때 레슬링으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사라질 위기에 놓인 전남 함평중학교 레슬링 선수단의 이야기에 바탕을 뒀다.

이 영화의 순수 제작비는 불과 2000만 원. 지난해 한국영화 개봉작 평균 순제작비가 약 19억1000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100분의 1 수준이다.

전작 ‘델타 보이즈’에 참여한 김충길, 백승환, 신민재 등 ‘고봉수 사단’이 주연 배우로 참여했으며, 제작비 사정상 몇몇 전문 배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출연자를 영화의 배경인 함평에 거주하는 주민 또는 고 감독의 지인으로 채웠다.

실제로 주연급인 레슬링부 코치 상규역은 서울 시내버스 7211번 운전기사이자 고 감독의 친삼촌인 고성완 씨가 맡아 전문 배우 뺨치는 연기력을 과시했다.

없는 예산을 쥐어짜 만든 영화지만 가격 대 성능비는 그야말로 극강이다.

평균나이 33.3세의 주연 배우들이 연기한 고등학생 캐릭터가 곳곳에서 웃음 폭탄을 터뜨리고 ‘좀 노는’ 고등학생이 실제 할 법한 차진 대사가 귀에 착 달라붙는다.

무엇보다 아무런 백이 없고 실력도 그저 그런 평범한 아이들이 전국체전 예선 출전을 위해 아등바등하는 모습이 순수하고 우직하게 다가온다.

제목 ‘튼튼이의 모험’은 고 감독이 평소 좋아하던 인디 그룹 크라잉넛의 노래 ‘튼튼이의 모험’의 가사가 이 작품의 이야기와 잘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에 붙였다고 한다.

고 감독은 제작노트에서 “앞으로도 적은 비용으로도 이렇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영화인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영화를 계속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개봉일은 21일.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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