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형석 특별취재본부 기자
지난 7일 오후 2시30분께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 애초 예정된 기자회견과는 다른 뜻밖의 인물이 등장했다. 원래 이날 회견에는 자유한국당 이순걸 울주군수 후보가 정책공약 발표를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순걸 후보의 회견은 갑자기 취소된 대신 회견장에는 자신이 울주군 범서읍 주민이라고 밝힌 A씨만이 참석해 회견문을 낭독했다.

A씨는 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선호 울주군수 후보가 과거 상습적으로 사기도박을 일삼았다”고 주장하고 이 후보의 사퇴를 주장했다. A씨가 개인자격으로 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건 전혀 예상 밖인데다 회견내용 역시 특정후보의 사기도박 의혹을 제기해 기자들도 황당할 따름이었다. 이에 민주당은 즉각 성명을 내고 “이선호 후보의 상습 사기도박 의혹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며, A씨의 기자회견은 짜여진 각본에 한국당의 정치공작”이라며 반박했다. 하지만 후속 취재결과 이순걸 후보측은 “A씨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히면서 “이날 정책공약발표 기자회견은 프레스센터 일정이 빡빡해 잡지 못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한국당의 당적조차 없는 A씨의 이날 회견은 과연 ‘자가발전’일까, 아니면 누구에 의한 사주였을까? A씨의 이날 기자회견과 관련된 공당 후보의 개입의혹과 함께 진실공방까지 겹쳐 확전될 가능성 또한 없지 않다.

울산시장 선거에서도 민주당 송철호, 한국당 김기현 후보가 TV토론회와 기자회견, 성명 등을 통해 울산을 위한 정책 및 비전 제시보다는 친인척 비리 및 땅투기 의혹, 지역기업 타지 이전 책임소재 등을 놓고 흠집내기에만 열을 올리는 등 선거막판 곳곳에서 네거티브전이 극에 달하고 있다. 과거에도 선거시작전 후보들간 정책선거·클린선거를 다짐하고 했지만 막판에는 결국 득표에 ‘손쉬운’ 네거티브 전략으로 귀결되는게 일반적 모습이었다. 폭로하고 나서 ‘아니면 말고 식’의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의 냉철한 판단과 함께 선거가 끝난 후에도 법의 준엄한 심판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차형석 특별취재본부 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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