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영진 특별취재본부 부장
지방투표를 앞두고 국가별 선거방식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의 기표과정이 독특하다. 유권자는 기표 용지에 자신이 선택한 후보자의 이름을 손글씨로 써내야 한다. 투표용지에 유권자의 필체를 남겨 부정선거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취지다. 문맹률이 극히 낮은 국가에서만 가능한 방식이다. 성이나 이름 중 하나를 잘못 쓴 기표용지가 나오지만 무효처리되지는 않는다. 해당 후보자에게 1점(표)이 아니라 0.5점이 주어진다니 참으로 특이할 만하다.

인구 130만7000명의 에스토니아는 전자투표방식으로 치른다. 그 나라는 2000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서명을 필기 서명과 동일한 효력으로 인정하는 법을 제정했고 2005년 드디어 세계 최초 온라인투표를 실시했다. 전자투표는 전자칩이 내장된 정부발급 ID카드를 컴퓨터에 연결된 판독기에 집어넣은 후 2개의 비밀번호를 입력해 진행한다. 집을 나서지않고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소중한 한표를 행사할 수 있다.

6·13지방선거 사전투표 현장을 다녀왔다. 우리의 투표방식은 일본과 에스토니아의 중간 정도에 해당된다. 신분증을 제시하고 전자스캔기에 엄지손가락을 갖다대면 본인인증이 끝난다. 초간단 확인과정이 끝나자마자 발급기에서 7장의 투표용지가 줄줄이 인쇄돼 나왔다. 시장,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시·구의원 비례대표, 교육감 순이다. 기표소에 들어간 뒤에는 용지마다 한번씩, 본인이 선택한 후보에게 도장을 찍어준다. 완성된 용지는 따로 구분할 필요없이 모두 같은 투표함 속에 넣으면 된다.

지난 주말 울산은 전국평균을 웃도는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다. 여세가 본 투표일까지 이어지길 기대한다. 유권자의 발품과 소중한 한표만이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열 수 있다. 벌써부터 정치권은 사전투표율이 20%를 넘어선 것을 놓고 서로 자신들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누구에게 유리하던 높은 투표율속에 당선자가 결정된다면 지역주민들의 대표성이 확인돼 좀더 막중한 사명감을 갖고 일할 것같다.

홍영진 특별취재본부 부장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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