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참여 확대 다양한 노력도
101개 아파트단지 참여 저감활동

▲ 이규홍 울산시 환경녹지국 환경정책과장 폐기물기술사·공학박사

지난 5월30일 울산에 천둥과 지름이 2~3㎝ 되는 우박을 동반한 세찬 소나기가 내렸다. 단시간에 쏟아 내리는 폭우는 어느 누군가에게는 피해를 주는 달갑지 않은 이상기후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상기후 현상은 기후변화에 따른 것으로 이는 국지성 호우뿐 아니라 최근 가장 큰 환경문제인 미세먼지와 같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체감하고 위기를 인식할 수 있는 환경문제를 유발한다.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기후변화의 주요 요인인 온실가스 배출을 제한하는 기후변화협약 채택 이후 2005년 교토의정서가 발효되었고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배출전망치 대비 30%의 온실가스를 감축한다는 목표 아래 각종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리고 2016년 11월 파리협정 발효에 맞춰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30년 배출전망치 대비 37%로 세웠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이 제정(2010년)됐고 공공부문 및 산업계에서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 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되었다. 취약계층을 위한 쿨루프사업,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친환경 에너지 보급 등 각종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지만 주로 국가 또는 지자체에서 주도하는 부분이 크며, 시민들이 생활속에서 참여할 수 있는 제도로 탄소포인트제가 있다.

탄소포인트제는 비산업부문에서의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저탄소 생활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09년부터 시행된 프로그램이다. 참여자는 전기, 수도, 도시가스와 같은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절감률에 따라 포인트를 부여받고 이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울산시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여 2017년까지 20만 5000여t에 달하는 많은 온실가스를 절감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하지만 가정의 특성상 전기는 가전제품을 더 효율이 높은 제품으로 교체하거나 아예 사용을 중단하지 않는 한 대기전력 차단, 불필요한 전등 소등 등 절약활동만으로는 절약하는데 한계가 있고, 수도와 도시가스의 절약도 동일하다. 낭비적인 에너지 사용을 자발적으로 줄이고 이를 통해 평소 절약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으로서 저탄소생활 실천이라는 목표는 달성하겠지만 온실가스 절감량을 지속적으로 늘이기 위해서는 참여자 확대 및 프로그램의 다양화가 필요하다.

아파트 단지는 밀집된 거주형태와 각종 내부시설로 인해 일반 단독주택에 비해 다량의 온실가스 절감 여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단지 차원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2015년 단지평가가 도입되었고 울산시에서도 현재까지 101개 단지(6만7949세대)가 가입해 온실가스 저감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그러나 평가방법이 복잡해 실제로 인센티브 혜택을 보기에는 어려운 점도 있었다. 우선 공용부문을 포함한 전기 사용량의 절감률이 8%이상 돼야 1단계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었으며 절감률 외에 개인 참여율, 절감비율, 시책참여 등 노력도 평가기준을 만족해야 2단계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복잡성에 기인한 아파트 단지의 참여의지 감소 문제를 개선하고자 올해 2월 단지 평가규정이 개정되어 평가단계를 1단계로 축소하고 인센티브 지급대상을 5%이상으로 완화, 어려운 항목인 노력도 삭제로 보다 많은 단지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게 개선됐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수도와 도시가스가 평가에 반영됨으로써 개별세대의 에너지 절약활동이 단지 전체의 절감실적에 반영될 수 있게 되어 탄소포인트제가 점차 보편적 수혜제도로 진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울산시는 6월중 기존에 탄소포인트제에 가입한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변경된 제도와 인센티브 산정 방법에 대한 안내 및 홍보를 진행하며, 보다 많은 시민들이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하고 인센티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신규 참여자 확대를 위한 홍보활동도 진행한다.

개개인의 에너지 절약은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관점에서 미미하겠지만 ‘적우침주(積羽沈舟, 새털같은 가벼운 것도 많이 쌓이면 배를 가라앉힌다)’라는 말이 있듯이 주거, 교통 등 에너지 소비가 동반되는 생활속의 다양한 활동에서 국민이 합심해 절약적인 생활을 실천한다면 현 시대의 주요 문제로 날로 부상하고 있는 기후변화에 있어서 대응차원을 넘어 억제까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규홍 울산시 환경녹지국 환경정책과장 폐기물기술사·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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