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억압에 저항하는 몸부림
총 5부에 걸쳐 60여작품 소개

▲ 시조시인 한분옥(사진) 작가가 시조집 <바람의 내력>(고요아침)을 펴냈다.

시조시인 한분옥(사진) 작가가 시조집 <바람의 내력>(고요아침)을 펴냈다.

그는 언제나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들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절박한 그들은 진실된 표정을 드러낸다. 땅을 기어가는 심정으로 생을 잇는 사람들. 차마 뛰어가지 못하고 늘 쪼그리고 앉은듯한 삶의 자세에서 세상사 모든 이의 근원적인 냄새를 느낄 수 있다.

‘윤사월 무논에 물찬 듯 출렁대고/바람 부는 쪽으로 뒤집힐 듯 넘실대던/몸 밖에 터져 나오는 소리/돌로는 다 못 누를 것//목울대 걸리기나 한 허리 베어 물거나/횃대에 옷 건 일도 모른다면 모를 일을/감기는 회오리 끝에/그믐달만 여윈다’(한분옥 ‘바람의 내력’ 전문)

▲ 시조시인 한분옥(사진) 작가

이우걸 시인(전 경남문학관장)은 표제작 ‘바람의 내력’에 대해 ‘욕망의 억압에 저항하는 몸부림을 농경문화의 언어로 노래한다. 작품은 단정한 두 수로 끝나지만 독자의 감동은 작품처럼 짧지 않다. 시종 이어지는 시적 긴장과 주체할 수 없는 욕망의 몸부림 그리고 오래 남는 정념의 여운 때문’이라고 했다.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책말미 해설에서 ‘한분옥 시조는 정형 양식으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충실히 하면서 급변하는 삶의 양상들을 두루 포괄하는 균형감각을 담고 있다. 그의 시는 존재와 언어의 확산을 통한 서정의 정점을 보여줘왔고, 그의 작품은 늘 그 전위에 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꽃의약속> <화인>에 이어 저자의 3번째 시조집에 해당하는 이 책은 총 5부에 걸쳐 60여편의 작품을 싣고있다.

한분옥 작가는 가람시조문학상 신인상, 한국문협작가상, 한국수필문학상, 연암문학상, 울산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울산예총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외솔시조문학상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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