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원 NCN산업안전 전임교수 한국기계검사(주) 이사

창밖으로 짙은 구름들이 하늘을 뒤덮고 있는걸 보니 금방이라도 한줄기 빗방울이 떨어질 것만 같다. 땅위의 물이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 구름을 만들고 그 구름은 다시 비가 되어 땅으로 내려오듯이 자연의 이치는 참으로 신비롭기만 하다. 또한 모든 일에는 근본적인 원인이 있고 그것은 작고 사소한 것에서 시작한다. 1931년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H.W.Heinrich)는 그의 저서 ‘산업재해 예방: 과학적 접근’에서 재해발생까지의 과정을 5단계로 구분하고 재해는 연쇄적인 반응으로 발생하므로, 직접 원인에 해당하는 불안전한 행동과 상태를 제거함으로 연쇄성을 끊어 사고와 재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도미노 이론을 발표하였다.

어떤 원인들이 계기가 되어 연쇄적인 현상에 의해 재해가 발생한다는 도미노 이론은 한 단계 더 나아가 도미노 효과로 해석되기도 한다. 모든 일은 그 일이 시작되는 발단이 있기 마련이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의 론 화이트헤드 박사는 도미노의 숨은 힘을 알아보기 위해 재미난 실험을 진행했다. 최초의 작은 도미노에서 1.5배씩 크기가 커지는 블록 13개를 만들어 블록이 쓰러질 때마다 힘을 측정해 보는 실험으로, 첫 번째 블록이 두 번째 블록을 넘어뜨릴때는 약 0.024μJ(마이크로줄)이었던 것이 열 두번째 블록이 열 세번째 블록을 넘어뜨릴 때는 51J(줄)이라는 힘이 발생한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무려 20억배 이상의 힘이 증가한 것이다. 손으로 잡기도 힘든 아주 작은 블록 하나가 만들어낸 힘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거대한 블록을 넘어뜨리는 엄청난 힘을 발휘하게 된 것이다. 더욱이 손가락으로 툭 건드리는 아주 작은 힘으로 첫 블록만 쓰러뜨리면 다음부터는 저절로 쓰러지는 도미노 효과를 상상해 보라.

미국의 소설가 BJ 쏜턴은 “모든 위대한 변화는 차례로 쓰러지는 도미노처럼 시작된다”고 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 등 모든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분들에게는 첫 번째 도미노를 쓰러뜨리는 골든타임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또한 젊은시절을 돌아보면 아쉽기만한 도미노 블록들도 수없이 많았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새로운 도미노 블록을 쫓아내는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 지나치고 무시하는 사소한 실수 하나가 중상의 재해를 발생시키는 발단이 될 수도 있으며, 지금 시작하는 작은 노력하나가 상상치 못할 성공을 가져다 줄 도미노가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하여 삶에 주어진 작은 일에서 엄청난 일을 이루어낼 첫 번째 도미노 블록을 찾을수 있는 지혜로움이 있어야 하겠다.

필자가 안전 강의를 하다보면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소심하게 시작한 자격증공부가 생각지도 못한 인생 2막을 펼치는가 하면, 새로운 더 큰 도전의 계기가 되었다며 활짝 웃으시는 분들을 자주 보게 된다. 정말 조심스럽게 도전해 본 것뿐인데 도미노는 시작되었고, 상상치 못할 자신감과 새로운 삶의 에너지를 얻게 된 것이다. 반가운 인사 한마디. 아름다운 미소. 힘내세요! 라는 응원 한마디. 살며시 안아주며 속삭이는 사랑해! 라는 한마디. 할 수 있어! 라는 긍정의 생각들. 아무도 상상하지 못할 인생의 성공은 이러한 작고 사소한 일상들이 도미노의 엄청난 힘을 통해 이루는 것이라 확신한다.

가정에서 사회에서 직장에서 여러분은 어떤 도미노 블록을 쓰러뜨리고 있는가? 당신의 표정 하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하루를 시작하는 가족들에게 그들이 가야하는 도미노의 방향을 정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길거리에서 만나는 각자의 삶에 아무런 영향을 줄거 같지 않은 이웃들에게도 하루를 시작하는 첫 번째 도미노 블록을 쓰러뜨리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으며, 직장에서 만나는 상사와 동료, 부하 직원들에게도 하루의 안전과 행복을 향한 첫 번째 도미노의 골든타임을 제공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나로부터 시작하는 긍정의 도미노 효과가 개인의 성공뿐 아니라 가족과 가정의 행복, 사회의 안정과 평화, 그리고 직장에서의 안전과 무재해를 향한 노력에 결정적인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음을 깨달아 손가락으로 툭! 건드리는 것만으로 13번째 블록에서 20억배 이상의 큰 힘을 발생시키는 도미노 효과의 주인공이 모두 되길 기대해 본다.

김용원 NCN산업안전 전임교수 한국기계검사(주)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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