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기의 담판’북미정상회담
오전 9시 회담 시작…50여분간 오찬
오후 1시43분께 공동성명 서류 교환
일정 마친 두 정상 ‘나란히 귀국길’

 

세계의 눈이 쏠린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공동성명에 서명하는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하기까지 짧지만 빡빡한 한나절을 함께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한국시간 오전 9시)께 숙소인 시내 샹그릴라 호텔을 떠나 정상회담이 열리는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로 향했다. 잠시 뒤인 오전 8시12분께 김 위원장도 하룻밤을 머문 세인트 리지스 호텔에서 무장한 경호차량 20여대의 호위를 받으며 회담장으로 출발했다.

양 정상의 숙소는 불과 570m 거리여서 앞서 출발한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회담장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김 위원장 일행이 숙소 출발 후 약 20분이 지난 오전 8시30분께 카펠라 호텔에 도착했다.

차 안에서 대기하던 김 위원장은 오전 8시53분께야 통이 넓은 검은색 바지에 검정색 인민복 차림으로 왼쪽 겨드랑이에는 서류가방을, 오른손에는 갈색 뿔테안경을 들고 차에서 내려 호텔로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차는 회담 직전인 오전 8시59분께 회담장 앞에 도착했고 빨간 넥타이를 맨 트럼프 대통령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차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갔다.

회담장 입구 레드카펫에서 비로소 한 자리에 선 양국 정상은 미소를 머금고 걸어 나와 12초간 악수를 하며 가벼운 담소를 주고받았다. 양국 정상은 성조기와 인공기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후 단독 회담장으로 향했다.

회담장에 들어서기 전 모두 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회담이 엄청나게 성공할 것”이라고, 김 위원장은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말했다. 배석자 없이 통역만 대동하고 이뤄진 단독 정상회담은 오전 9시 16분께부터 9시52분까지 약 36분간 진행됐다. 두 정상은 이어 배석자들이 함께하는 확대정상회담에 들어갔다.

확대정상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김 위원장은 “우리는 이번 정상회담을 둘러싼 온갖 회의론과 억측들을 극복했고 나는 이번 회담이 평화를 위해 좋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것(도전들)을 해결할 것이고 나는 당신(김 위원장)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길 고대한다”고 화답했다.

확대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존 켈리 비서실장이, 북한 측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100여분간 진행된 확대정상회담은 오전 11시34분께 끝났다. 이어진 업무 오찬에는 미국 측에서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의제 실무회담 미국 측 대표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 매슈 포틴저 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이 합류했다. 북측에서는 노광철 인민무력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한광상 당 중앙위원회 부장이 오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단독·확대정상회담과 50여분간의 오찬까지 함께한 두 정상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오찬장을 나섰고 통역없이 잠시 건물 밖으로 나와 카펠라 호텔 정원을 1분여 동안 산책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대형 원목 테이블 앞에 앉아 각자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여정 제1부부장이 건네는 공동성명 서류를 받아들고 서명했다.

양국 정상은 오후 1시43분께 자리에서 일어나 좌중의 박수 속에 세계가 기다려온 북미 정상의 공동성명을 교환하고 이날 오후 7시전후 각각 자국으로 돌아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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