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노노케어, 젊게 사는 박영희씨

▲ 노노케어 등 노인일자리 활동으로 바쁜 일과를 보내는 박영희씨가 밝은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독거노인 안부확인·점검 업무

자식 다 키우고 남는시간 활용

용돈 쏠쏠하고 일상속 활력소

젊었을때 일보다 더 보람느껴

울산 중구에 거주하는 박영희(여·68)씨는 중구시니어클럽의 노인일자리 사업에 적극 참여하면서 보람찬 노후를 보내고 있다. 2년 전부터 노노케어(노인을 뜻하는 노노(老老)와 돌본다는 케어(care)의 합성어) 사업에 참여해왔고, 현재도 2명의 독거노인들을 돌보고 있다. 4년 전에는 노인일자리사업으로 어린이집 돌봄일을 하면서 손자같은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다.

박씨는 수년전까지 중구시니어클럽에서 직원으로 일을 했다. 독거노인들과 지역의 어려운 아이들에게 도시락 배달 업무를 맡았다.

결혼 후 직장을 그만두고 집안 일에 치중해온 그였지만, 몇 년 전부터 새롭게 참여하게 된 노인일자리사업은 그에게도 새로운 활력소였다. 약 8년전께 개인 사정으로 일을 그만두게 됐고,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중 인연이 있었던 중구시니어클럽의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박씨는 “자식들도 다 키우고 아무래도 집에 있을 땐 무료했는데 일을 하면서부터는 보람도 있고 시간에 많이 묶이지 않아서 좋다”면서 “노노케어는 살림이나 청소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말벗이 돼주고 안부확인, 생활상태 점검 등 혼자 사는 노인이 일상생활을 안정적으로 잘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고 설명했다.

노노케어 사업은 고령화 사회 속에서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노인들도 있지만, 독거노인에 대한 대책과 심리적인 부분을 케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정책이다.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노노케어를 노인복지 향상을 위한 제도적 장치로도 활용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 노인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공감해줄 수 있는 친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데, 이를 통해 서로의 고민을 이야기하고 말벗이 될 수 있는 비슷한 연령의 친구가 생겨 일석이조다.

박씨는 “늙지 않는 사람은 없지만 이 일을 해보니 은퇴한 시점에서 용돈도 쏠쏠하고 건강에 활력소도 된다”면서 “독거노인들을 돌보면서 ‘아 나도 저렇게 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고 또 내가 더 나이를 먹으면 누군가는 나를 돌봐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더 공감이 된다. 그래서 심적으로 더 신경써서 돌봐드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젊었을 때보다 요즘이 더 보람을 느낄 때가 많고 아직도 배울 점이 많다. 일을 하면서부터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면서 “무엇보다 80살, 90살이 돼서도 건강해야 되겠다고 느낀다. 나이 먹었다고 건강관리에 소홀하면 안된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씨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 중에 80대가 넘은 노인들도 있다. 체력도 젊은 사람들보다 처지지만 할 수 있는데까지는 수혜자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며 “즐거운 마음으로, 지금처럼만 즐겁게 노후를 보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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