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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보수’한국당,지도부·시도당위원장 사퇴 쓰나미,“보수는 죽었다” 반성문도…“당 해체해야”·“근본부터 바꿔야” 백가쟁명
‘보수 대통합’에는 공감대…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첫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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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14  17: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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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4일 사퇴 의사를 밝히고 서울 여의도 당사를 떠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있다. 연합뉴스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은 14일 ‘패닉’ 그 자체였다.

당 의원들은 보수정당 역사상 유례없는 최악 패배에 당혹감을 표시한 것은 물론, 앞으로 상당 기간 보수진영 재건은 힘든 게 아니냐는 좌절과 무기력을 감추지 않았다. 

홍준표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번 선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홍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참패했고 나라는 통째로 넘어갔다”면서 “모두가 제 잘못이고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이번에 물러난 당 지도부는 홍 대표 및 6명의 최고위원과 홍문표 사무총장 등 홍 대표가 임명한 주요 당직자 전원이다. 

또 정갑윤 울산시당위원장, 주광덕 경기도당위원장, 김한표 경남도당위원장 등도 현장 선거 책임자도 줄줄이 사퇴했다.

당 소속 의원들의 ‘반성문’도 이어졌다.

5선 의원으로 국회 부의장을 역임한 심재철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안정당으로서 뿌리까지 뽑혔다”며 “이제 남은 것은 통렬한 자기반성과 철저한 자기 혁신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내대표를 지낸 4선의 정우택 의원은 “보수는 죽었다. 죄스럽고 참담한 심경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돌이켜보고 가슴에 새겨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당 혁신위원장으로 활동했던 김용태 의원 역시 “완벽한 패배였다. 결국 모든 문제는 우리 자신이었다”며 “자책과 한탄을 넘어 우리는 누구인지를 되돌아본다”고 밝혔다.

모두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의원들이다. 

홍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사퇴로 당은 이날부터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당헌 제30조에 따르면 당 대표가 궐위된 경우 당 대표가 선출되기 전까지는 원내대표, 선출직 최고위원 가운데 최고위원 선거 득표순으로 그 권한을 대행하도록 하고 있다.

김 권한대행은 15일 오후 2시 비상 의원총회를 열어 당의 진로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번 선거 참패에도 불구하고 ‘보수진영 궤멸’만큼은 안 된다는 인식하에 백가쟁명식 의견을 쏟아냈다. 

다만 보수 전체가 새로운 집을 짓는 ‘보수 대통합’에 대한 공감대로 의견이 수렴하는 양상을 보였다. 보수 정치세력과 시민단체가 대거 참여하는 ‘빅 텐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관건은 어떤 방식으로 이런 보수 재건의 기초를 마련할지다. 

먼저 최고위원회의를 대신할 ‘임시 리더십’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놓고 해묵은 당내 계파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당장 당내에선 안정적 위기 수습을 위해 김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과 ‘김 원내대표 역시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다’며 반대하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당헌 121조에 따르면 당에 비상 상황이 발생한 경우 위원장 1인을 포함해 15인 이내의 위원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둘 수 있고, 비상대책위원장은 전국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당 대표 또는 당 대표 권한대행이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권한대행은 기자들을 만나 “당 대표 권한대행으로서 앞으로 당을 수습하고, 보수 재건과 당의 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이제 모든 걸 정상화해야 한다”며 20대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이후 보수 대통합을 어떻게 실현할지를 놓고도 여러 갈래로 의견이 나와 진통을 예고했다.

당 안팎에서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새 리더십 구축, 한국당의 전면적 대쇄신, 나아가 당 해체론까지 나왔다. 

한 초선의원은 “이제 현실적 대안은 당을 해체하고 범보수 진영이 대통합을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선거 패배 이후 공식처럼 반복된 ‘지도부 사퇴→ 비대위 구성→ 전당대회를 통한 새 지도부 구성’ 방식으론 민심을 되돌려놓을 수 없다는 인식이다.

이를 위해 가장 확실한 방식은 한국당을 해체하고 보수 전체가 ‘헤쳐모여’하는 거란 관점이다.

그러나 한국당 틀을 유지한 채 대대적 쇄신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 3선 의원은 “지금까지는 지도부나 당명만 바꿔놓고 마치 당이 바뀐 것처럼 눈속임했다”며 “이제는 포장지만 바꿔서는 안 된다.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그동안 지방선거 참패 결과를 예상, 차기 당권을 준비해온 일부 중진들 사이에서는 조기 전당대회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앞으로 한국당이 당 노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남북 평화 무드로 보수진영의 전유물처럼 여겨진 ‘안보 이슈’를 진보 진영에 빼앗긴 만큼 앞으로는 ‘시장보수’로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는 논리다.

정진석 의원은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기존의 보수 가치로는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없다”며 “본래 보수는 자유를 중시하는 진영인 만큼 자유시장경제를 중시하는 시장보수로 노선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짚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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