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정치적 주체의 관점에서 보면, 풀뿌리민주주의는 시민들을 삶과 관련한 의사 결정의 주체로 세우려는 이론이다. 특히 지방자치와 분권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민주정치를 실현하고자 한다. 지역주민들이 지방의회의 예산을 계획하고 실시하는 일에 참여하는 지역참여예산제가 풀뿌리 민주주의의 대표적 사례다. 지금 21세기 복지국가로 가기 위한 무상급식, 무료 교육을 받고 있는 대한민국을 보면 먹고 사는 일은 완결된 수준이다. 먹는 민생이 해결되면 문화와 삶의 질을 개선하는 체육, 건강생활문화, 먹을거리, 볼거리를 즐기는 놀이 문화복지를 원하고 관광의 활성화를 통한 번영을 누리고 싶어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다. 문재인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과거에는 진보, 보수의 구분이 모호했던 것이 지금은 유권자의 투표 성향을 보면 보수, 진보의 구별이 확연해졌다. 물론 어느 지역에서는 아직도 지역이기적 정치 지형이 너무나 심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진보 진영은 이념의 본질적인 가치 부분에서는 보수 진영과 판이하게 다른 양상이다. 특히 국가안보 및 대북관에서는 진보, 보수 양 진영의 이념적 차이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야당(한국당)은 참패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전쟁으로 말하면 첫째는 전략, 전술이 없고 둘째는 적군(민주당)과 대적할 만한 장수(인물)가 없기 때문이다. 싸움에는 늘 상대가 있는 법이다. 국가간의 전쟁에서는 병력을 분산 배치해야 하는 반면, 선거전에서는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특히 야당에서는 여당과 대적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야당(한국당)은 지지하는 보수층을 모으고 단일 후보로 유능한 인물을 세워야 하는데, 후보가 2~3명씩이나 되어 마치 장수가 없는 여러 군졸이 대적하는 꼴이 되었다. 젊은층의 지지율이 적은 3야당의 표를 합해서도 여당후보를 이기기 어려운 상황에서 야당이 가져갈 보수지지층 표를 여러 후보가 나누어 갖는다는 것은 바로 실패를 말한다. 3야당이 단일화로 뭉쳐 여당을 꺾을 생각보다는 각 야당 후보가 각자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오만함 때문에 야당의 참패를 불러 온 것이다. 즉 보수 유권자를 하나의 야당이라는 펜스(fence)안에 끌어 들이지 못하고 3야당이 나누어 갉아먹는 것이다.

야당은 자금력이 풍부한 여당(민주당)을 이기지 못한다. 선거는 돈을 많이 써야 이기는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같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비용은 40억원, 대선은 560억원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들은 총선이나 대선 등 선거에서 국민이 직접 투표를 하기 때문에 당선과 낙선은 국민이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선과 낙선은 돈이 결정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즉 정당은 얼마나 돈을 많이 썼느냐에 따라 선거의 승패가 결정된다. 이는 선거의 승패는 국민이 아니라 선거자금이 결정한다는 뜻이다. 필자가 알기로는 민주당에서는 금융계 인사들과의 인맥이 많은 반면, 한국당에서는 제조업 인사들과의 인맥이 많다. 그러다보니 정치후원금도 민주당은 금융계, 한국당은 제조업에 의지하게 된다. 따라서 좌파정권에서는 금융업과 부동산이 호황을 누리지만, 제조업은 무너져 실업자가 대량 발생하고, 수출에 타격을 받아 국민들의 생활은 곤궁해진다.

지금처럼 야당이 셋으로 나누어진 이런 상황에서는 향후 어떤 선거에서도 여당(민주당)을 이기지 못한다. 따라서 3야당을 하나의 당으로 통합하고, 이미 보수층 지지를 상실한 홍준표, 유승민, 안철수는 퇴진하고, 통합된 하나의 야당에서 당 대표를 선출하되 ‘리더’감이 없으면 외부에서 유능한 인물을 영입하는 등 감히 혁명적인 개편을 해야 한다. 특히 국제정치학이나 전략 전술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인물을 영입해야 한다. 하지만 그만한 인물이 있어도 정치판에 끼어들기는 꺼려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이 선거 나이를 낮추길 원하는 것은 지식과 사회 경험이 부족한, 즉 분별력이 부족한 젊은층을 끌어들이는 전략의 하나로 보인다. ‘일은 사람이 하지만 그 일은 하늘이 결정한다’ 이 말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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