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1.75%에서 2.00%로 인상

한미 정책금리 역전폭 확대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

신흥국 금융 불확실성 확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이 확대와 이로 인한 외국인 자금유출 우려,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신흥국 위기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올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 전망치를 기존 3차례에서 4차례로 상향 조정하면서 시중금리 인상속도로 가팔라질 조짐이어서 가계부채 관리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한미 정책금리 역전폭 확대…자본유출 가능성도 커져

미 연방준비제도는 13일(현지시간) 정책금리를 연 1.75→2.00%로 0.25%p 인상했다. 올해 두 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한미 양국 정책금리 역전 폭이 0.50%p로 확대됐다. 한은 기준금리는 연 1.50%다. 양국 금리차는 2007년 8월 이래 가장 크다.

한미 금리 차 확대는 자본유출이라는 치명적인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계부채 증가세와 함께 한국경제 ‘뇌관’으로 꼽을 만하다.

미 연준이 올해 금리인상 횟수를 3회에서 4회로 늘린다는 신호를 보냄에 따라 양국 금리차가 더 빨리, 더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금융시장도 출렁거렸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에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4%p나 폭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5.9원(0.55%) 오른 달러당 1,083.1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관계당국과 긴급회의를 열어 시장의 위기감을 다독였다.

고형권 기재부 제1차관은 “외국인 주식투자는 금리보다 기업 실적 등에 좌우되고, 채권투자도 장기투자 비중이 크다는 점을 들어 급격한 자금 이탈 우려도 없다고 강조했다.

◇시중금리 인상...가계부채 뇌관 커진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대출금리 상승세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은행권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2016년 9월 1.31% 저점을 기록한 뒤 올 4월 1.82%까지 올랐다. 지난달에는 1.79%로 주춤했으나 역대 최저치와 비교하면 여전히 0.48%p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6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한 차례 올리고 이후 계속 동결 중이지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시장금리도 계속 오르는 모양새다.

시장금리가 또 오르면 취약계층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이들이 보유한 대출이 부실화돼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작년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울산지역 가계대출 잔액은 3월말 현재 20조3393억원으로 전월 대비 155억원 줄어들며, 3개월째 감소세를 나타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1%로 전국 연체율(0.3%)를 밑돌았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연구위원은 “제2금융권 신용대출은 고정금리보다는 변동금리 비중이 클 것”이라며 “금리가 오르니 취약계층 대출부터 서서히 부실화한다”고 설명했다. 김창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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