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침체·최저임금인상 여파...울산 4월말 자영업자 8만2천명

▲ 지역 주택시장 침체와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의 ‘생존형’ 대출이 늘어나고 있다. 울산시 동구 방어동 상가가 밀집한 거리. 경상일보 자료사진

내수침체·최저임금인상 여파
울산 4월말 자영업자 8만2천명
전년보다 1만6천명 16.2%감소
불황에 ‘생존형 대출’ 증가
울산 3월말 대출잔액 12조여원
전년동월 대비 3.4% 증가 분석

지역경기 위축과 최저임금 상승 여파로 자영업자가 줄어들어 있는 가운데 개인사업자(자영업자)의 금융권 대출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주택 시장 침체와 정부의 가계대출규제 속에서도 지역 자영업자 대출이 증가하는 것은 불경기로 인한 ‘생존형’ 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 가계대출 관리에 비상이 걸리고 있다.

14일 동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4월말 현재 울산지역 자영업자수는 8만2000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16.2%(1만6000명) 감소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2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8%,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5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2% 감소했다.

최근 수년간 자영업자가 증가하며 자영업 전성시대를 구가하던 울산지역은 올들어 자동차, 조선 등 지역 제조업 위축에 내수까지 동반침체된데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까지 미치면서 자영업자가 격감하고 있다.

작년 연평균 지역 자영업자 수는 9만4000명에 달하던 것이 올들어서는 1월 8만7000명, 2월 8만6000명, 3월~4월 8만2000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역 전체 근로자 가운데 자영업자의 비중도 작년 연평균 6.2%에서 1월 15.0%, 2월 14.9%, 3월~4월 14.3%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자영업자 가운데 무급가족 종사자도 작년 평균 2만2000명에 근로자 비중도 3.7%에 달하던 것이 올들어서는 4월 현재 1만8000명에 근로자 비중도 3.2%로 축소됐다.

자영업의 위축은 지역 내수침체와 최저임금 인상(16.4%)의 여파로 수입은 줄어든 반면 지출이 늘어나면서 운영비를 감당하지 못한 업소의 휴·폐업이 잇따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지역 자영업 위축에도 불구 부동산임대업과 도소매·숙박·음식점 등의 자영업자의 대출이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말까지 시중은행의 개인 사업자 대출 잔액(비은행권 제외)은 300조2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1000억원 늘며 사상 최초로 300조원을 돌파한 상태다.

울산의 경우 3월말까지 울산지역 예금은행(시중은행·지방은행·특수은행)의 자영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12조2147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4% 증가했다.

특히 농·수·축협과 새마을금고, 신협 등 비예금은행의 중기대출 잔액은 2조6275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9.1%나 급증했다.

금융당국은 자영업자 대출이 경고음이 나오자 이달 중 농협·신협 등 최근 자영업자 대출을 크게 늘린 상호금융조합 경영진을 직접 면담하는 등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감시 대상도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 서울·대구·대전·부산 등에 있는 농협과 신협 32개 조합을 직접 찾아가서 이사장 등 경영진을 면담, 개인 사업자 대출 현황과 특징, 대출 급증 이유, 건전성 및 위험 관리 방안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또 다음달 23일부터 농협·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에도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대출 규제를 적용한다.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도 오는 10월부터 DSR 규제를 도입한다. 김창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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