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흰색 속옷만 입어라? 학생들이 붙인 항의쪽지 [SNS 캡처=연합뉴스]

[경상일보 = 연합뉴스 ]  부산의 한 여자 중학교 학생들이 흰색 속옷만 착용하라는 학칙에 반발해 쪽지 시위를 벌이는 등 학칙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부산 유락여중 학생들은 지난 14일 임시대의원 대회를 열고 특정 색깔 속옷을 착용하도록 규정한 학칙은 부당하다는 내용의 건의사항을 공식 채택해 학교 측에 전달했다.

    앞서 12일 교장과의 대화에서 학생들은 하루속히 시대와 동떨어진 학칙을 개정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학생들의 이런 요구는 이번 달 초 여름 교복을 입으면서 불거졌다.

    학교 측이 속옷을 포함한 복장검사를 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학생들은 학교가 개인 속옷까지 결정하는 것은 인권 침해라며 반발했다.

    복장검사의 근거는 겉옷 바깥으로 비치지 않도록 흰색 속옷을 입으라는 학칙 때문이다.

    학생들은 학내 계단이나 복도 벽에 "속옷이 비치는 것이 선정적인가요?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 아닌가요?", "제 속옷이 불편하신가요?", "뭘 입든 우리 자유" 등의 쪽지 수백 장을 붙이며 저항했다.
 

부산 유락여중에 붙은 항의 쪽지. [SNS 캡처=연합뉴스]
 


    학교 측은 처음에는 학생들의 단체 행동에 제동을 걸고 쪽지를 떼려다가 비교육적이라는 내부 지적에 따라 논의에 들어갔다.

    학교 측은 우선 학칙개정 여부에 앞서 학생들에게 속옷 색깔을 스스로 정해 입도록 하는 임시조치를 했다.

    유락여중 관계자는 "지난 12일부터 학부모와 교사를 상대로 학생 속옷 관련 학칙개정에 관한 의견을 구해 대부분 취합한 상태"라며 "대체로 학생들의 뜻에 공감하는 내용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락여중은 학부모, 교사, 학생 의견을 검토해 조만간 속옷 색깔을 규정한 학칙개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부산시교육청은 지난 4월부터 인권위원회 부산사무소에 일선 학교 학칙 검토 작업을 의뢰해 비인권적인 내용은 수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부산 유락여중에 붙은 항의 쪽지. [SNS 캡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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