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튜닝산업을 새로운 산업으로 만든 독

▲ 독일 바이에른 주 캠프텐시 ABT(압트) 본사.

창립 127년 ABT, 아우디·폭스바겐·세아트 등과 파트너십
차량 완전개조 연간 1500여명 등 전세계 4000여 고객 찾아
국내에도 수년전 ‘압트코리아’ 설립 활발한 영업활동
메르세데스-벤츠 고성능 브랜드 AMG도 유명세

울산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자동차도시다. 한국 대표 완성차업체인 현대자동차 주력공장이 위치해 있고,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핵심부품 계열사와 수백개의 1~3차 협력업체가 밀집해있다. 또 자동차수출은 울산 전체수출액의 20% 가량을 차지하고, 업종별 종사자수도 자동차 부문이 25%에 이를 만큼 한국 자동차산업의 메카다. 하지만 울산의 자동차산업은 수년전부터 성장 정체 및 침체를 겪고 있고,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의 지속과 영속성을 위해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이 절실하다. 본보는 지역 자동차산업에 튜닝산업을 접목해 자동차산업을 확장시키는 것은 물론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방안을 독일과 국내 타 도시 등의 사례 등을 통해 모색해보는 시리즈를 5회에 걸쳐 연재한다.

 

◇100년 넘는 역사의 獨 튜닝회사

자동차 튜닝(tuning)은 양산차량을 구매한 운전자가 자신의 취향과 목적에 맞게 성능과 외관을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관련된 부품을 연구 개발하고 제조·정비하는 모든 활동을 자동차 튜닝산업이라고 일컫는다.

이러한 자동차 튜닝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큰 성장세를 보이며, 연간 100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국내시장도 오는 2020년에는 시장규모가 4조원대로 성장, 관련 일자리가 4만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독일이나 미국, 일본 등 자동차 선진국들은 정부지원 등을 통해 튜닝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이를 자동차 산업 발전의 동력원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독일은 튜닝산업이 가장 활발한 나라다.

 

지난달 중순 찾은 독일 바이에른주(州) 켐프텐시(市)에 위치한 자동차 튜닝회사 ABT(압트) 본사. 한적하고 작은 소도시에 자리잡은 ABT 본사 외관과 내부는 자동차 튜닝회사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고 조용했다. 정문으로 들어서자 전시관에는 아우디와 폭스바겐 등 이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은 완성차 회사들의 차량을 튜닝해 ABT 로고가 선명히 박힌 차량들이 전시돼 있었다.

2층에는 ABT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각종 사진 자료와 레이싱대회 출전 차량 및 우승 트로피 등이 전시돼, 올해로 창립 127주년을 맞는 이 회사의 역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또 1층의 작업공간에서는 고객들이 의뢰한 차량에 대한 튜닝작업이 한창이었고, 한켠에는 연구개발실도 마련돼 있었다.

 

◇완성차업체­튜닝회사 협력관계

ABT는 아우디 전문 튜닝 업체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지만 실은 아우디보다 더 오래된 회사다. ABT는 아우디, 폭스바겐, 세아트 등에서 출시하는 모델의 튜닝 부품을 판매하고 있다. 취급하는 차종이나 판매하고 있는 부품수에 있어서 단연 세계 최고다. 또 자산규모, 매출액 등도 전세계 튜닝 업체 중에서 가장 앞선다. 전체 매출의 80%는 레이싱팀 운영에서 나오며 튜닝 브랜드의 매출은 20%에 달한다. 그 20%의 매출액 만으로도 튜닝업체 중에서 1, 2위를 다투는 수준이다. 국내에도 압트코리아라는 법인이 수년전 생겨 활발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칼라 칸츠 ABT 홍보마케팅 책임자는 “ABT는 아우디를 메인 포커스로 해서 폭스바겐 등에서 출시하는 모든 모델에 관련한 튜닝 부품을 제작·판매하고 있고, 고성능 라인으로 버전 개조 작업을하고 있다”며 “풀 튜닝(완전 개조)만 연간 1500명이 찾아 진행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4000명의 고객이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에는 ABT 외에도 오랜 역사를 지닌 글로벌 튜닝업체들이 많다. 대표적인 곳이 세계적 자동차회사인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브랜드인 AMG다. 1967년 메르세데스(다임러)­벤츠의 고성능 엔진을 개발하기 위해 설립된 이 회사는 창업 후 4년 만에 각종 레이싱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고, 이후 1993년 다임러그룹이 지분을 50% 이상 사들인데 이어 2005년에 완전한 자회사가 됐다. AMG는 모델별 약 50여종에 연간 10만대를 제작하고 있고, 한국이 판매 순위권 5위안에 들어 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켐프텐

 

 

인터뷰 / 칼라 칸츠 ABT 홍보마케팅 책임자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 충족 완성차-튜닝업체 협력 필수”

“자동차를 사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완성차업체와 튜닝회사가 서로 협력하는게 중요합니다.”

칼라 칸츠 ABT 홍보마케팅 책임자는 울산지역의 자동차 튜닝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 자동차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사항(Needs)이나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아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자동차 회사들은 다양한 자동차 관련 튜닝 용품이나 각종 성능들을 위한 부품들을 출시해야 한다”며 “완성차업체가 갖고 있는 전용 퍼포먼스 모델 출시도 좋지만 다양한 튜닝회사가 협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은 다양한 모터스포츠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그는 “독일과 유럽은 자동차 관련 경주와 행사가 매우 많이 진행되고 있고, 관련 소비도 높은 편”이라며 “이 때문에 일반 양산차 판매만으로 다양한 고객의 소비를 맞출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더욱더 자동차 완성차업체를 비롯한 튜닝회사들은 기술 발전과 연구개발, 다양한 것을 출시해 제공한다”면서 “완성차업체는 튜닝회사와의 좋은 관계가 기술 개발 발전과 함께 다양한 소비층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항상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글=차형석기자 stevecha@

사진·편집=안치원기자 dnworr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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