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4년간 울산 교육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가보지 않은 길을 걷게 됐다. 최근 끝난 전국 시도교육감 선거에서는 17곳 중 14곳에서 진보 교육감이 당선됐다. 4년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진보교육 2기가 막을 올린 셈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진보교육감이라는 특징 이외에도 진보교육감 14명 중 10명이 전교조 출신 교육감이라는 점이 두드러졌다. 대다수의 진보교육감에 전교조 출신 교육감이 대거 나서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개혁 과제에 힘이 실리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 향후 교육정책에도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 20년간 보수 성향의 교육감이 줄곧 당선돼 교육정책을 폈던 울산도 이번에는 첫 진보교육감이 당선됐다. 노옥희 울산시교육감 당선인도 전교조 지부장 출신으로 울산지역 교육정책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평등교육을 지향하는 정책과 획일적인 강제 방과후 학습과 야간 자율학습 등이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진보 교육감의 다수 당선으로 끝난 이번 선거는 혁신을 바라는 유권자들의 이유있는 함성이 교육현장에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년전 13곳 당선이라는 선거 결과를 넘는 역대 최대의 성과다.

하지만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다. 진보적인 정권에 진보 교육감이라는 등식으로 교육정책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과거에는 정권과 교육감의 철학이 달라 견제를 할 수 있었던 반면 이번 선거결과에 따라 모두 진보 성향으로 교육정책의 추가 치우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앞으로 노옥희 울산시교육감 당선인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과거 보수 교육감들이 추진한 교육정책을 무조건 적폐로 치부해 폐기하거나 학교 현장의 혼란을 부추기는 급진적인 교육 실험이 진행된다면 저항에 부딪힐 수도 있다. 진보 진영의 논리에 빠지거나 시민들의 의중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미래를 내다 보는 교육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교육현장의 혼란은 불가피하다. 진보와 보수의 경계를 넘는 학생중심의 교육정책이 펼쳐지지 않으면 4년 이후의 표심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김봉출 사회부 kbc7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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