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와 울주군이 추진하는 ‘영남알프스행복케이블카 설치 사업’이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환경단체의 반발 등 우여곡절 끝에 추진된 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에서 환경청으로부터 부동의(不同意)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사실상의 사업 불가 통보이다. 환경영향평가 초안 협의와 중앙투자심사 등을 거쳐 사업추진 17년만에 최종 관문을 통과할 할 것으로 기대했던 지역 주민들로서는 허탈하기 그지 없다. 케이블카사업을 울산의 미래먹거리로 추진하고 있는 영남알프스 산악관광자원화의 핵심으로 여겨왔기에 더욱 그렇다.

낙동강환경청이 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를 위해 제출된 울산시의 ’단독 동·식생 조사’에 대해 환경청이 3대 전문기관(국립생태원, 국립환경과학원,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의뢰해 현장 합동조사를 통해 검증한 결과에 따르면 사업지 일원에 멸종위기2급인 ‘구름병아리난초’ 자생지를 비롯해 하늘다람쥐, 황조롱이, 삵, 여우, 담비, 수달, 벌매, 참매, 구렁이, 남생이 등멸종위기 동식물이 폭넓게 서식, 케이블카 설치시 생태계를 크게 훼손될 수 있다. 케이블카 상부정류장이 낙동정맥의 완충구역(양안 150m 초과 300m이내)에 해당된다는 사실도 재차 확인됐다. 단독 동·식생조사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내세우며 별 무리없이 통과될 것이라던 울산시는 대안모색이 시급해졌다.

사업추진을 위해서는 노선변경 등 전면재검토가 필요하나 추진주체인 울산시와 울주군을 이끌게 될 시장과 군수의 입장이 달라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과정에서 이선호 울주군수 당선자의 경우 조속추진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자는 신중히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혀왔다. 또 케이블카설치와 관련해 개발보다는 보존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환경정책까지 보태져 사업추진동력이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환경을 보전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지향해야 할 가치이고 목표이다. 미래 세대에 대한 의무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주어진 자연환경을 활용, 지역의 성장동력으로 삼는 것 또한 나무랄 일은 아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이를 잘 다듬고 가꾸어 얼마든지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블카의 재추진이든, 대체사업 발굴이든 독특한 즐길거리를 통한 산악관광자원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우선은 케이블카에 대한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시장 당선자와 울주군수 당선자의 의견조율부터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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