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는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사측이 내년부터 울산공장에서 양산 예정인 신차나 다른 차량 물량 일부를 제삼자인 광주형 위탁공장에 투자해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것은 업무상 배임이자 신의성실 원칙에 위반한다”며 “단체협약상 신차종 개발 생산을 외주줄 때도 노사공동 심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사측의 광주형일자리 핵심인 ‘반값연봉’ 추진으로 전체 노동자임금의 하향평준화 초래를 강력히 우려한다”면서 “현재도 물량부족 사태로 인해 현대차노동자들은 고용불안과 임금동결 및 삭감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더불어 “내년부터 울산1공장에서 양산될 예정이던 1000CC미만의 초소형 SUV ‘레오니스’를 제3자인 광주형 위탁공장에 맡기면 현대차에 손해를 끼쳐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단체협약 위반”이라고 지적하며 강경대응을 거듭 천명하고 있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반대와 강경대응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회사측이 왜 광주 완성차 공장 투자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지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2000년대 들어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며 글로벌 5대 자동차 메이커로 등극했던 현대자동차에 비상등이 켜진지 오래다. 세계 1, 2위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판매량이 크게 감소, 실적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룹지배구조 개편안이 무산되고, 미국의 수입차 관세 부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노사문제까지 꼬이는 ‘내우외환’에 휘말리고 있다. 고임금에 따른 경쟁력 약화도 문제다. 생산원가가 싼 공장으로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 구조로,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 상생방안을 찾지 않고서는 다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