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나누면 커진다…공유경제 국가대표 서울시

▲ 서울시가 운영하는 무인 공공 자전거 대여 서비스인 ‘따릉이’가 서울 주요도로변에 주차되어 있다.

공공자전거 ‘따릉이’ 2만여대 운영
평일 출퇴근 시간대·저녁 이용 많아
해마다 확대…시민의 발 역할 톡톡
2012년 세계최초 공유도시 선언
빈 주차장은 물론 자동차·옷도 공유
참여자에겐 시에서 인센티브 부여

‘나눠쓴다’는 인식의 확대는 세상을 바꾸고 있다. 자동차·자전거 공유는 개인의 비용 절감 및 우리 주변의 환경오염을 줄이고, 빈 방이나 빈 주차공간을 공유하면서 소유주는 부가수입을 창출하고, 소비자는 필요한 서비스를 시간 허비없이 받을 수 있게 됐다. 소유자와 이용자, 나아가 중개자도 이익을 얻는 사회적 모델로서 각광받고 있는 공유경제는 한국에서도 민간기업 뿐만 아니라 지자체가 앞다퉈 관심을 가지며 확산되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6년 전 세계 최초로 공유도시를 선포하면서 활용되지 못하는 자원을 공유해 산적한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문화를 회복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등 공유경제 분야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서울시민 발이 되는 공공자전거 ‘따릉이’

“따릉이를 타고 평양까지 한달음에 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지난 4월27일 남북의 판문점 선언이 있던 날 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다. 남북평화무드에 대한 벅찬 감정을 드러낸 소감에 등장한 따릉이는 올해로 6년째 공유경제 실험을 벌이고 있는 서울시의 대표적 공유경제 모델이다.

지난 4월30일 취재진이 찾은 서울시 곳곳에는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이용 방법은 어렵지 않았다. 모바일휴대전화에서 ‘서울자전거 따릉이’ 앱을 내려받아 회원과, 비회원(외국인 관광객)으로 나뉘어진 일일권 구매를 선택하고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자전거 대여소를 찾아 거치대에 주차돼 있는 자전거를 꺼내 타면 된다. 반납도 서울 시내 아무 대여소에 하면 되는 방식이다. 회원 가입을 하지 않아도 1000원으로 한 시간 동안 따릉이를 탈 수 있고, 연회비 3만원(60분권)을 내면 365일 이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따릉이는 지난 2014년 시범 운영을 통해 시작된 뒤, 2015년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됐다. 2015년 대여소 150개, 따릉이 2000대에서 지난해 기준 대여소 1290개, 따릉이 2만대로 늘어날 정도로 시민들의 반응이 좋다.

따릉이의 하루 평균 이용 건수는 평일 1만3301건, 휴일 1만2584건으로 평일이 더 많다. 평일 시간대별로는 오후 6~9시가 3310건(25%)으로 가장 많고, 이어 오후 9~12시 2386건(18%), 오전 6~9시 1716건(13%) 등의 순이었는데, 결국 출퇴근 시간대와 퇴근 이후 저녁 시간대 이용자가 많다는 얘기로 시민의 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 서울지역 주민센터에 마련된 공구도서관에서는 주민들이 생활속 필요한 공구를 손쉽게 빌릴 수 있다.

◇6년간 100개 넘는 공유기업·단체에

약 15억원 지원

인구 1000만명의 메가시티 서울은 앞서 취재진이 다녀온 영국 런던과 독일 쾰른 및 프랑크푸르트처럼 공유도시 실험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지난 2012년 세계 최초로 ‘공유도시’를 선언한 후 서울시는 다양한 분야에 기업과 단체 지원에 나섰다.

지난 5월 기준 서울시는 2013년부터 시작된 공유기업·단체 지정과 지원사업 공모를 통해 6년간 총 102개 공유기업(단체)을 지정했고, 107개 공유사업에 공유촉진사업비 15억3600만원을 투입했다.

공유 대상은 물품과 공간, 재능, 지식, 모빌리티 등으로 다양하다.

▲ 자주 입지않는 정장 등을 공유할 수 있는 서울 열린옷장.

유아 및 아동과 출산용품, 대학생 교재, 면접용 정장은 물론, 학교유휴시설, 주차장, 자동차뿐만 아니라 개인의 경험과 지식도 공유하는 기업과 단체들이다. 이들 기업 및 단체들에 대한 소개나 서비스는 서울시의 공유플랫폼인 공유허브(http://sharehub.kr/)에서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교통과 주거, 환경 등 도시 문제의 해법은 물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지역 단위에서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공유경제에서 찾고 있는 서울시의 실험은 현재진행형이다.

▲ 지난 4월, 서울시청에서 ‘공유의 새로운 길’이란 주제로 공유포럼이 개최됐다.

최근에는 출근이나 외출 등으로 비어 있는 거주자우선주차장을 다른 운전자들과 공유해 사용하는 방식을 통해 주택가 주차난 해소와 불법 주정차 문제 해결에 나섰다.

하루에 불법주차 시민제보가 100건 이상 접수되는 상황에서 서울 전역에 약 12만면의 거주자우선주차장을 시와 구 공동협력사업 방식으로 추진해 도시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운전자는 공유를 많이 할수록 다음 연도에 주차장을 재배정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고, 거주자우선주차장 운영과 배정을 담당하는 각 자치구의 사업 참여율에 따라 시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다. 글=김준호기자·사진=김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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