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북구 송정역사 건립이 본격화한다. 7월 착공, 2020년 개통이 목표다. 송정역은 동해남부선 울산~포항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호계역이 이전 건립되는 것이다. 울산~포항 복선전철(76.5㎞)은 부산~울산 복선전철(72.1㎞)과 연계된, 부산~울산~경주~포항을 잇는 동해남부선이다. 2020년까지 신축이 예정돼 있는 태화강역과 함께 울산의 새로운 철도시대를 여는 거점이 될 전망이다. 그런데 송정역사의 규모가 너무 작아 문제다. 지역사회의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 수요예측의 실패로 2010년 개통과 동시에 심각한 혼잡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KTX울산역의 문제점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송정역의 규모는 대지 9872㎡에 건축연면적 1342㎡의 단층 건물이다. 주차장은 90여대. 2025년 하루 이용객 3900명을 기준으로 설계했다고 한다. 울산시의 요구를 받아들여 애초 계획보다 확장했다고는 하나 현재 태화강역(3493㎡)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송정역 주변은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현재도 반경 7㎞이내에 30여만명, 10㎞내에 45만여명이 거주한다. 게다가 중앙선(서울 청량리역~신경주역)에 투입되는 ‘ITX 새마을’을 송정역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는 새로운 시설투자 없이 운영시스템만 변경하면 되는 일이므로 어렵지 않게 성사될 것으로 본다. ‘ITX 새마을’이 운행되면 송정역에서 청량리역까지 3시간 정도 소요된다. 동서로 길게 발달한 울산의 지리적 특성을 감안하면 동쪽에 있는 송정역의 수요는 서쪽에 치우친 KTX울산역의 수요에 못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송정역 혼잡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울산 북구는 지난해 12월 송정역 역세권 개발과 복합환승센터 건립 타당성 조사를 시작했다. 이 일대가 개발제한구역이므로 공공시설 추진에 큰 문제가 없는데다 오토밸리로, 외곽순환도로, 강동권개발사업과도 연계되는 요충지라는 것이 이유다. 송정역사가 개통되는 2020년이면 수요가 더 크게 늘어날 것이란 말이다.

송정역사의 외관에 대한 아쉬움도 크다. 이날 함께 공개된 나원역사는 국보 31호 첨성대를 세련되게 형상화했고, 안강역사는 국보 40호 정혜사지 13층 석탑을 모티브로 설계돼 고도(古都) 경주의 이미지를 한층 높여준다. 반면 송정역은 둥근지붕을 가진 평범한 현대식 건물이다. 철도시설공단도 안강·나원역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자랑한 반면 송정역사의 건축물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