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6급 직원인 조우형씨

대형 화분에 400여그루 재배

수확량 급증하자 직원에 개방

작년 이어 올해도 판매수익 기부

▲ 울산지방법원 7층 옥상에 조성된 블루베리 농장에서 법원 직원 조우형 씨가 열매를 따고 있다. 이곳에서 자라는 블루베리 나무는 무려 400여 그루에 달한다. 조 씨는 수확한 블루베리 열매를 법원 직원들에게 판매해 수익금을 기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울산지방법원이 블루베리 농장으로 변신했다. 법원 직원이 틈틈이 키우는 블루베리는 수백 그루에 달하는데 판매 수익금은 모두 기부되고 있다.

24일 울산지법에 따르면, 법원 7층 야외 옥상에서 블루베리 농장이 운영되고 있다. 토지 대신 대형 화분에 뿌리를 내린 블루베리 나무는 무려 400여 그루에 달해 ‘농장’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면적은 580㎡에 달한다.

새들이 열매를 먹는 것을 막기 위한 그물이 설치됐는가 하면, 바닥에는 농업용수 공급용 호스가 깔렸다. 구석에는 각종 농기구와 비료용 낙엽 포대 등이 보관된 창고도 있어 전형적인 농장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농장을 가꾸는 사람은 법원 6급 직원인 조우형(48)씨다. 조씨는 업무 외 시간인 새벽이나 저녁 등을 활용해 블루베리를 재배한다.

조씨는 지난 2011년 집에서 블루베리 묘목 2그루를 처음 키우기 시작했다. 햇볕을 잘 받지 못해 제대로 자라지 않자 묘목을 법원 옥상으로 옮겼다. 생육 조건이 개선돼 나무가 원활하게 자라자 조씨는 묘목을 추가로 구입했다.

2014년 새 청사 이전 후 옥상 면적이 넓어지자 조씨는 화분 수를 4배 이상 늘렸다. 나무가 어려 수확량이 많지 않았던 2016년까지는 열매를 직원들과 나눠 먹었다.

나무들이 자라면서 수확량이 급증하자 지난해 5월 말부터 7월 초 사이 농장을 직원들에게 개방했다. 조씨는 누구나 열매를 따 먹을 수 있도록 한 대신 종이컵 1컵 분량당 2000원을 계좌로 부쳐달라고 했다.

직원들은 점심시간에 농장을 방문해 나무를 구경하고, 열매를 따먹은 뒤 돈을 부쳤다. 지난해 수입은 80만원이 넘었고, 조씨는 이 돈을 법원 자선바자 행사 때 기부했다. 올해도 판매는 진행 중이며 수익금도 기부될 예정이다.

조씨는 “재배에 들어가는 시간과 돈이 적잖지만 나에게는 이 일이 취미이자 자기 계발”이라며 “힘들기도 하지만 블루베리가 맛있다는 직원들의 칭찬을 들으면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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