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옥희 교육감 당선인에 듣는다

▲ 노옥희 울산시교육감 당선인이 한명의 아이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을 실현하겠다는 교육정책을 밝히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경쟁 위주→협력 중심 교육으로
각종 비리 방지 시스템부터 구축
학원-학부모-교사등 특별팀 구성
학원시간 조정·강제자율학습 없앨것
비정규직 노조와 성실한 대화 추진
열린 교육감실·교육청 운영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은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열린 교육청을 표방하며 교육개혁에 시민이 함께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다음은 노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4년간 울산교육을 이끌 비전은.

“후보시절부터 주장한 것이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이다. 인수위 이름도 교육철학을 반영해 지었다. 경쟁이나 시험위주의 교육은 성적으로 줄을 세울수 밖에 없다. 경쟁중심의 교육에서 협력중심의 교육으로 바꾸겠다. 학생 각자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건강하게 살아가는게 우선이다. 경쟁에서 이겨 좋은 대학에 간다고 해서 옛날처럼 좋은 직장에 가는 것이 보장되는 사회도 아니다. 경쟁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잘 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모두가 행복한 교육, 공교육이 이런 것이다는 표준을 만들겠다.”

-내년부터 고교 무상급식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교 무상급식 등 추진방안은.

“울산시장 당선인의 공약이 2학기부터 고교 무상급식을 시행하는 것이다. 지자체와 협의해 가능하면 2학기부터 무상급식을 추진할 생각이다. 고교 무상급식에 100억원 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데 추경편성을 통해 예산은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방과후학교 활성화를 위해서도 지역사회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게 각 지자체들과 협의해 나가겠다.”

-교육청에 집중된 시설과 인사 권한 등을 교육지원청이나 학교로 내리는 방안은.

“일단은 강남과 강북 교육장을 공모를 통해 뽑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공모를 통해 역량있는 분들이 할 수 있도록 하겠다. 교육청에서 시설단을 만들어 학교 공사를 몰아서 했는데 비리가 발생했다.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학교에서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돈에 꼬리를 붙여 내리는 목적사업비가 많은데 가능하면 포괄적으로 예산을 내려서 학교에서 특색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인사를 공정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부터 먼저 만들어서 인사권한을 줄 생각이다.”

-진보교육정책을 펴기 위한 외부인사들의 역할은.

“사실 교육청에 외부인사들이 들어올 자리가 많이 없다. 개방형 감사관은 자리도 엄격하고 거기에 맞는 사람을 공모하는 자리다. 상징적으로 정책 담당을 외부에서 울산이 아닌 전국적인 마인드가 있는 분을 데려오고 싶지만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다. 진보교육감들이 하고 있는 정책을 벤치마킹할 수 있는 분이 필요하다. 현장감도 있고, 연구역량도 있는 분이 돼야 한다. 또 외부 인사를 위한 공모에 몇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파견 교사는 일정부분할 수 밖에 없다.”

-학원교습시간 단축문제에 대한 복안은.

“현재 울산만 전국에서 유일하게 학원교습 시간이 밤 12시까지다. 학원 관계자, 학부모, 교사 등으로 구성된 특별팀을 구성해 교습시간 조정을 합의하겠다. 필요하다면 원탁토론도 하겠다. 당사자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결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은 민주주의에 대한 훈련이다. 갈등이 있는 것은 늦더라도 이렇게 결정하겠다. 학원교습시간이 조정되면 강제로 하는 자율학습은 없애겠다. 진짜 남아서 공부할 학생만 학교에 남도록 하겠다. 이미 서울과 경기는 자율학습이 자율화됐다. 학력이 떨어졌다는 문제가 없다.”

-학교비정규직의 직고용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학교비정규직은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 급할 때 비정규직을 쓰고 필요 없으면 내보내고 이러면서 고용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50여개나 되는 직종별로 요구사항이 다 다르다. 비정규직 노조들과도 성실하게 신뢰를 가지고 대화를 하겠다. 다른 지역에서 하고 있는 부분을 울산에서는 못할게 없다.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교사 이외에도 학생들을 위해 노동을 하는 분들도 학교 구성원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첫 여성 교육감이자 진보성향의 교육감이다. 시민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교육감을 바꾸는데 참여를 했듯이 교육을 바꾸는 일에도 동참해달라. 다양한 원탁토론을 비롯해 열린 교육감실을 운영하겠다. 삭막한 분위기의 교육청 건물도 서울시청의 카페 형식의 복도 등으로 바꾸겠다. 시민들을 오게하는 교육청이 되도록 하겠다. 지역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열려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

김봉출기자 kbc7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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