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의 현대화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민선 7기 울산시정을 맡게 될 송철호 시장당선인이 ‘이전’을 전제로 강력한 추진의사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현대화사업은 필요성의 절대적 공감대 형성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재건축’을 두고 도매시장내 5개 법인간 다툼에 떠밀려 8년째 표류하고 있다. 송 당선인은 25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울산의 식자재 도·소매물가가 타 시도에 비해 높은 것은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며 “재건축이 아닌 이전에 방점을 두고 규모나 시설면에서 전국 최고 수준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1990년 3월 울산 남구 삼산동 4만㎡의 부지에 지어진 지금의 농수산물도매시장은 지역 유일의 공영도매시장으로 내세우기에 많이 부족하다. 기본적인 냉·난방 시설조차 갖춰지지 않은 건물은 노후화돼 안전상 문제가 심각한데다 판매장이 좁고, 주차장도 열악하다. 지역 최대 교통혼잡지역에 위치, 진·출입시 교통체증 유발 등의 많은 문제점까지 안고 있다. 또 도매시장 기능 약화에 따른 경쟁력 상실과 같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울산도매시장 활성화 타당성 조사연구를 수행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01년부터 울산도매시장의 연평균 반입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조속히 활성화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지금 울산도매시장의 청과물 1일 평균 거래 규모는 32개 공영도매시장 평균 거래량 보다 낮은 수준이다. 또한 2014년 9만6004t, 2015년 9만4788t, 2016년 9만1518t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농수산물 물류 및 유통 효율화를 향상시킬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환경 변화와 소비자 요구에 뒤떨어진 공영도매시장의 현대화사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생산자와 소비자는 물론이고 상인들까지 새로운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원하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울산시연합회 등 농업인·소비자단체에 따르면 울산의 연간 농수산물도매 물동량은 최소 6000억원을 넘고 있지만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처리되는 것은 1600억원에 불과하다. 지역농민들의 출하선택권이 그만큼 제한받고 있다는 의미다. 소비자 또한 외지에서 들여오는 농수산물을 더 비싼 값에 구입할 수밖에 없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불이익받는 구조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현대화사업을 즉각 추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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