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돗물 유해물질 파문

일부 어린이집·유치원 교사들
부모에 “아이들 마실물” 요청
낙동강 수계 울산도 불안 증가
경남 환경단체 대책마련 촉구

울산과 마찬가지로 낙동강 원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대구 수돗물에 수돗물 수질감시 항목으로 새로 지정된 과불화화합물이 다량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이후 울산을 포함한 낙동강 수계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본보 6월25일자 1면)

특히 울산은 반구대암각화 보존대책과 맞물려 청정수원인 사연댐 물의 상당량을 식수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시민 불만이 더욱 크다.

낙동강 원수로 생산한 대구의 문산·매곡정수장의 수돗물에서 과불화헥산술폰산(PFHxS)이 검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25일 대구의 일부 어린이집과 유치원 교사들은 부모들에게 아이들이 마실 물을 보내달라는 문자를 공지했다.

대형마트는 주말 동안 생수를 사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22~23일 대구 6개점 생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5배 이상 급상승했다. 대형마트 휴무일인 지난 24일에는 인근 소형마트와 편의점 등으로 몰려 생수를 싹쓸이하면서 일부 마트에서는 진열대가 텅텅 비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고객들의 안전을 위해 수돗물 사용을 최대한 줄이는 음식점들이 늘어나고 무료로 생수를 공급하는 달성군 가창면 대림생수에는 지난 주말과 휴일 생수를 구하려는 시민 차들이 길게 줄을 서 큰 혼잡을 빚었다.

울산도 낙동강 원수에 대한 시민 불안감이 크다.

울산 남구의 이모(여·45)씨는 “지난해 심각한 가뭄에 낙동강 원수가 수돗물로 공급된다는 사실을 알고 생수를 구입해 음용하고 있다”며 “최근 대구 수돗물에 수질감시 성분이 검출됐다는 소식을 듣고 불안해 정수기를 구입해야 할 지 고심하고 있다”고 불안해했다.

이와 관련 경남지역 환경단체인 낙동강경남네트워크는 25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 식수원 불안감 해결대책 마련과 4대강 보 수문 개방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과불화화합물 오염은 1991년 낙동강 페놀 사태를 겪은 영남주민에게 당시의 악몽이 되살아난 듯 아찔하다”며 “정부가 언제까지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하는 영남주민의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을 방치할 것인지 분통이 터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이 단체는 “낙동강 수계 지방자치단체는 과불화화합물의 온상인 구미산업단지를 비롯해 각 지자체의 주요 산업단지 오·폐수가 낙동강으로 배출되지 않도록 무방류시스템을 도입하라”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정부와 낙동강 수계의 상·하류 지자체에 낙동강 수질 오염문제를 위해 민관협치 특별대책기구를 즉각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창환기자·일부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