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 “현대화사업 지지부진...상인뿐 아니라 市도 책임”

▲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인이 25일 인수위 사무실에서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과 현대화사업을 통해 전국 최대 수준의 도매시장으로 만들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태화강역 뒤쪽 부지 염두
전국 최대규모 건립 추진
중앙청과 입장변화 관건

민선 7기 송철호 호(號) 시정은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현대화사업’과 관련 현 부지에서의 재건축이 아닌 다른 곳으로 이전해 새롭게 조성하는 방안으로 사실상 가닥을 잡았다. 명확한 정책 설정으로 ‘이전’과 ‘재건축’을 두고 도매시장 5개 법인간 첨예한 의견차로 8년째 표류중인 광역시 격(格)에 맞는 도매시장 현대화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송철호 당선인은 25일 “울산도매시장은 위상에 비해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며 “울산의 식자재 도·소매물가가 타 시도에 비해 높은 것도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제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이전하거나, 현 위치에서의 현대화사업 중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는 것은 상인들뿐만 아니라, 울산시에도 큰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과 상인, 도매 상인들의 여론을 살펴본 결과, 이전 의견이 압도적이었다”며 “이를 적극 반영해 현대화사업을 현재 위치에서의 재건축이 아닌 이전에 방점을 찍겠다”고 했다.

아울러 “이전되는 도매시장은 규모나 시설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조성하겠다”며 “특히 남구 태화강역 일원(뒤쪽)을 주변 상업지역과 연계한 대규모 물류단지로 조성하려고 한다. 이곳에 도매시장을 함께 이전하는 것도 좋은 방안의 하나일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신임 울산시장이 ‘이전’으로 도매시장 현대화사업 방안을 설정하면서, 울산시도 이전에 무게를 두고 각종 행정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확실시 된다.

올해초 울산시는 현대화사업 재추진의 기반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도매시장 법인 5곳(중앙청과, 원예농협, 울산수협, 중앙수산, 울산건해산물), 소매동번영회 2곳과 타당성 용역 재조사의 합의를 이끌어 낸 것이다. 용역은 농림축산식품부의 공영도매시장 시설현대화사업 공모참여에 필수 조건이다. 지난 2013년 8월 울산시가 도출한 용역은 중앙청과의 반대로 지연되면서 시효가 만료된 바 있다. 당시 5개 도매시장 법인 가운데 중앙청과가 용역 과정의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며 남구 야음근린공원으로 ‘이전’이 가장 합당하다는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추진하는 현대화사업의 열쇠는 이번에도 중앙청과가 쥐고 있다. 정부의 도매시장 현대화사업 공모에 신청하려면 이전과 재건축 등 사업방향을 놓고 도매시장 법인들간 의견이 만장일치 돼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중앙청과만 현 위치에서의 ‘재건축’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나머지 법인 모두는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정치적 지형변화로 중앙청과의 재건축 입장 고수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중앙청과의 실질적 대표는 자유한국당 울산시당에서 꾸준히 요직을 맡아온 인물이다. 자유한국당 소속 울산시장과의 관계 때문에 그동안 울산시가 소극적인 행정을 했다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울산시정을 잡으면서 울산시는 송철호 당선인의 정책 수행을 위해 어떤식으로든 중앙청과의 입장을 ‘이전’쪽으로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 중앙청과가 ‘이전’ 결정을 내리면 현대화사업은 급물살을 타게 된다.

한편 지난 1990년 개장한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은 시설노후화와 부실한 관리·보수, 저온저장시설 부족, 비효율적 주차관리 등으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울산도매시장의 청과물 1일 평균거래 규모는 2014년 9만6004t, 2015년 9만4788t, 2016년 9만1518t으로 감소세를 보이면서 32개 공영도매시장 평균거래량보다 낮은 수준이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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