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피부염 증상과 치료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의 침 흘린 부위가 빨갛고 가려워한다면 아토피가 아닌지 걱정하기 마련이다. 보통 생후 6개월 즈음의 아이는 이가 나면서 침을 많이 흘리게 되고,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입과 턱 주변의 음식물로 인해 접촉성 피부염이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아토피 피부염 진단을 내릴 수 없다. 얼굴 이외의 다른 부위에도 증상이 있는지, 가려움증이 심한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최진욱 울산보람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아토피 피부염에 대해 알아보았다.

특징적 분포·가족력등
종합적으로 판단해 진단
피부면역 약해 피부감염 잦아
물사마귀·곰팡이 감염도 흔해
국소 스테로이드 용법 지키면 안전
무분별한 음식제한은 성장 악영향
음식일기쓰기 악화요인 추적 도움

◇가려움증과 붉은 반점 등 동반돼

아토피 피부염은 가려움증을 동반해 특징적인 피부소견을 보이는 만성 재발성 피부질환이다. 가려움증은 아토피 피부염의 가장 흔한 증상으로 특히 밤에 심해져서 수면장애 원인이 된다. 아토피 피부염의 급성기에는 가려움증이 심하고, 붉은 반점과 함께 볼록하고 작은 구진과 물집, 진물이 나타난다. 만성기에는 반복적으로 피부를 긁어서 피부가 거칠어지고 두꺼워져 피부주름이 뚜렷해지는 ‘태선화’ 병변이 생긴다.

아토피 피부염은 나이에 따라 모양과 분포가 달라진다. 생후 2달에서 2세 유아기에는 양 볼에 가려움이 동반된 ‘태열’로 불리는 홍반 증상이 나타나고, 두피와 팔다리 폄 쪽 부위에 발생한다. 2세에서 10세 소아기에는 목, 팔·다리가 접히는 부위에 주로 나타나며, 귓바퀴의 접히는 부위에 갈라져서 진물이 나기도 한다. 사춘기 및 성인기에는 소아기와 비슷하게 접히는 부위에 잘 나타나며 태선화 병변이 생긴다.

▲ 최진욱 울산보람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의 진단 및 합병증

아토피 피부염의 진단은 단순히 한두 가지의 검사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임상증상과 병력, 검사소견 등을 종합해 진단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에서 한국인의 특징적인 임상양상을 고려한 진단 기준을 마련해 사용하고 있다. 가려움증, 특징적인 형태와 분포, 아토피 질환(아토피 피부염, 천식, 알레르기 비염)의 병력과 가족력 등 3가지 주 진단 기준 중 2가지 이상과 피부반응검사 양성, 눈 주위 어두운 피부, 귀 주위 습진, 입술염, 백색피부그림증, 피부감염에 대한 감수성 등 14가지의 보조진단기준 중 4가지 이상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아토피 피부염으로 진단할 수 있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피부면역과 피부장벽기능의 장애로 인해 세균, 바이러스, 진균 등에 의한 피부감염이 정상인에 비해 높은 빈도로 발생한다. 특히 황색포도알균은 정상인 피부에도 존재하지만,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피부에서 잘 번식한다. 물집과 농포가 잡히다가 진물이 나오고 딱지가 앉는 농가진이 발생할 수 있다.

최진욱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피곤하거나 감기 후 입 주위에 물집이 생기는 단순포진의 원인인 헤르페스 바이러스도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 전신적으로 심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며 “그 외에도 물사마귀도 잘 생길 수 있으며, 피부 진균(곰팡이) 감염도 흔하다. 이러한 요인들이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국소 스테로이드는 전문의 처방 따라야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는 단계별로 나눠 진행된다. 1단계서는 환자의 병력, 피부염의 범위, 심한 정도를 분석해 중증도를 가린다. 2단계 기본 치료로 보습제를 도포하고 악화인자를 피한다. 3단계 적극치료에서는 국소 스테로이드제(외용제) 및 국소 면역조절제 도포, 항히스타민제 치료를 실시하고, 필요시에는 전신적 치료도 시행한다.

최 전문의는 “국소 스테로이드는 피부면역세포에 작용하여 이상면역반응을 억제하고 가려움증 및 염증을 감소시키지만, 장기간 바르거나 높은 강도의 스테로이드를 바를 경우 피부위축과 모세혈관 확장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하지만 올바른 용법으로 사용한 국소 스테로이드는 대체로 안전하므로 무조건 피하지 말고 전문의의 처방대로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4단계는 유지치료로 피부염이 지속되거나 자주 재발시 간헐적 국소 스테로이드제 도포 및 정신적 지지요법을 시행한다. 마지막 5단계 보조치료에서는 유산균과 비타민 D, 달맞이꽃 종자유를 복용하거나 바를 수 있다.

◇음식물 제한과 실내 환경 관리 필수

모유 수유가 아토피 피부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확실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4개월 이상의 모유 수유는 아토피 피부염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모유 수유는 엄마와 아이 간의 정서적인 유대감에 있어 매우 중요하므로 아토피 환아에게 적극 장려된다.

아토피 피부염에서 음식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은 우유, 계란, 땅콩, 콩, 밀, 생선 등이 있다. 무분별한 음식물의 제한은 아이들의 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와 검사 등을 통해 확인된 것만 제한한다. 필요시 음식 일기를 작성해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음식물을 추적하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집먼지 진드기에 반응을 보인 환자의 경우 실내 환경 관리도 필요하다. 매일 집안을 환기시키고 2주에 한번 55℃ 이상의 물로 침구 등을 고온 세탁해 준다. 침구와 베개 등은 진드기가 서식하지 못하는 특수재질로 교환해주는 것이 좋으며, 커튼과 카페트, 천소파, 봉제인형 등은 없애는 것이 좋다.

최 전문의는 “아토피 피부염에서 환경관리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온도와 습도의 유지다. 특히 겨울철의 건조한 공기는 피부건조를 악화시켜 피부염이 나빠질 수 있다”며 “급격한 온도변화는 피하고 실내의 적절한 온도(20~22℃)와 습도(45~55%)를 유지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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