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예방 위해선 부단한 노력이 필요
설비·작업방법·안전의식 고른 3박자
실질적 효과 나타날때까지 지속돼야

▲ 우명수 LG하우시스 울산주재임원(상무)

돌이켜보면 최근 몇 년간 참으로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다. 유해화학물질 관리법을 화관법으로 개정하는 계기가 되었던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2012년 9월 경북 구미에서 발생했던 불산 누출사고, 2014년 4월 300여명의 인명피해를 가져와 가슴을 아프게 했던 세월호 참사, 그 외에도 용접 불티로 인한 화재사고, 화기사용에 따른 폭발사고,크레인 전도사고 등 수 많은 사고들이 메스컴을 통해 보도되었다.

사고들은 왜 이렇게 근절되지 않는 것일까? 대부분의 기업이 안전사고예방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사고를 줄인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체계적인 안전관리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까? 물론 정답은 없다. 하지만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사업장에서 추진하고 있는 활동들을 토대로 몇 가지 방안을 얘기해보고자 한다.

첫번째는 설비의 안전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4M 중에서 ‘Machine’에 해당되는 설비는 안전관리의 시작이다. 설비를 안전하게 갖추지 않고 사고가 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처음부터 설비를 안전하게 설계해 운전한다면 적어도 중대재해는 예방할 수 있다. 필자가 속한 사업장에서는 사전안전성검토 Process를 제도화해 설비의 신·증설 또는 주요 구조부의 변경사항이 생기면 적합한 설비와 안전장치를 사전검토하고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설비 안전성을 더하기 위한 활동으로 ‘Blocking System’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흔히들 알고 있는 Pool Proof나 Fail Safe의 개념과 같은 것이다. 작업자가 Human error를 일으키더라도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 활동으로 전 설비 700여 개소에 안전장치를 추가설치해 안전한 작업장을 구축하였다.

두번째는 작업자들이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인간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행동하거나 특히 한국인은 빨리빨리 하려고 하는 근성이 있다. 설비의 안전성이 확보되더라도 그 설비를 조작하는 사람이 잘못된 방법이나 불안전하게, 급하게 작업하다 보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안전한 작업방법을 모색해 그것을 문서화하고 작업자들이 준수할 수 있도록 교육하여야 한다.

마지막은 안전의식 개혁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바뀌게 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에 일어났던 산업계 사건사고의 원인은 대부분 ‘안전불감증’이었다. 안전보건공단의 분석자료를 보면 불안전한 행동에 기인한 사고가 80%가 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개선하려면 최고 경영자가 제일 먼저 바뀌어야 한다. 항상 안전에 관심을 가지고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고 실천한다면, 이는 작업자에게까지 전파되어 의식과 행동변화에 영향을 줄 것이다. 관리감독자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설비의 점검·개선은 물론 현장접점에서 소통하고 관리·감독해야 한다. 그리고 하나 더 중요한 것이 실질적인 안전교육이다. 기존의 형식적이고 지겨운 교육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체험하고 서로 소통하는 교육으로 변해야 한다. 필자의 사업장에서는 전 작업자를 대상으로 2016년부터 협착 체험교육, 안전장치 체험교육을 진행해 협착사고 감소에 기여한 바 있으며, 현재는 최근 트렌드에 발맞추어 VR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안전은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 우리 회사도 사고예방 및 피해최소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설비의 안전성확보(Machine)-안전한 작업방법(Method)-안전의식 개혁(Man), 이 삼박자가 모두 갖춰진다면 사고예방 측면에서 실질적인 효과로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바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꾸준한 물주기로 시루의 콩나물이 자라나듯, 안전한 일터를 위한 일념으로 이러한 노력들을 꾸준히 지속한다면 우리가 꿈꾸는 무재해 사업장, 더 나아가 안전 선진국 반열에도 오를 수 있지 않을까?

우명수 LG하우시스 울산주재임원(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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