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건립이 불투명해졌다. 울산 서부권과 역세권 개발을 주도할 핵심시설인 복합환승센터는 2018년 준공 예정으로 추진됐으나 롯데울산개발이 갑작스럽게 사업계획을 수정하겠다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경기침체와 사업 여건 변경 등으로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2015년 울산시에 사업제안서를 제출, 국토교통부 지정 승인과 개발실시계획 승인, 건축 허가 등을 거쳐 착공을 앞두고 있는 상태에서 사업 자체를 완전 초기화 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찾은 뒤 재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백지화 수순이나 마찬가지다. 롯데의 사업계획 변경을 위해서는 관련법에 따라 모든 행정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이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루가 급한 울산시로서는 2년 가까운 시간을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실상 사업 추진의지도 의심스럽다. 울산 북구 강동권에 짓기로 했던 강동리조트 건설사업을 사실상 백지화 시킨 바 있는 롯데의 전력으로 미뤄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2009년 강동관광단지 개발의 핵심사업으로 추진됐던 강동리조트는 개발업자의 부도로 인해 7년간 공사가 중단됐다가 2015년 5월 롯데건설이 울산시와 MOU를 체결하고 약 2800억원을 투입해 공사를 재개하기로 했으나 롯데건설은 리조트 운영을 담당할 주체를 선정하지 못했다며 결국 공사를 중단, 사업을 포기했다. 그룹 창업주 신격호 회장의 고향 울산을 향한 롯데그룹의 인색한 투자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롯데울산개발이 추진한 복합환승센터 개발계획에는 2520억원을 들여 울산역앞 부지 7만5480㎡, 연면적 18만1969㎡, 지하 1층, 지상 7층, 주차대수 3135면 규모에 아웃렛·영화관·쇼핑몰 건립 등이 담겼다. 2020년 건립 예정인 울산전시컨벤션센터와 함께 언양을 중심으로 한 울산의 부도심 확장의 전기가 될 것이라는 시민적 기대와 함께였다. 울산의 변방이었던 울주군은 광역시 승격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울산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14만명대이던 인구는 22만명을 돌파했고, 예산도 1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성장이 일부 지역에 집중되면서 읍·면간의 격차 심화와 1, 2, 3차 산업간의 불균형이라는 문제점도 노출했다. 특히 언양을 중심으로 한 서부권의 경우 오랜 기간 성장 정체에 직면, 상대적 소외감이 적지 않았다. 그만큼 역세권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복합환승센터와 전시컨벤션센터 주변으로 첨단 비즈니스 타운과 역사문화공원을 조성, 문화·관광컨벤션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 시민적 기대감을 부풀려 왔다. 새로 출범하는 민선 7기 시정부에서 최우선적으로 다뤄야 할 과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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