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혜 울산과학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울산북구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

식품산업이 발전하면서 우리가 먹는 음식 중 가공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가공식품의 발전과 외식업, 식품유통 시장이 성장하면서 식품첨가물의 종류나 활용도도 다양해졌다. 식품을 가공하는 목적은 주로 맛을 좋게 하고 저장성을 높이며 식품 섭취의 편리함을 위해서이다. 과거에 식품의 저장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했던 가공방법은 식품을 건조하거나 소금에 절이는 염장, 설탕에 절이는 당장, 식초에 절이는 산장 등이었고 소금과 천연의 재료를 조합하고 자연 그대로의 온도와 햇빛을 이용해 된장, 고추장, 간장을 만들었다. 그러나 식품산업의 발달로 가공식품에서 화학적 합성첨가물을 사용하는 것은 이미 당연시 되고 있다.

1900년대 산업혁명 이후 개발되기 시작한 식품첨가물은 식품 본래의 품질은 향상시키고 보존연장, 영양강화, 기호성과 관능적 측면 개선 등의 목적으로 식품에 사용되었다. 인체에 무해하거나 독성이 없어야 하며 장기간 섭취해도 체내에 축적되지 않고 만성적인 독성이나 발암성의 위험도 없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식품첨가물 사용기준은 1일 섭취 허용량보다 적은 양으로 안전하게 설정돼 있다. 그러나 개인의 섭취정도나 섭취량에 따라 그 안전성은 달라질 수도 있다.

지난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첨가물의 기준 및 규격’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 했다. 영·유아 식품에 대한 식품첨가물 14개 품목에 대해 사용량을 제한하는 것이 개정안의 주 내용이다. 영·유아 식품을 대부분 가정에서 만들어 먹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식품업체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식품첨가물 관리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개정된 것이다. 가공식품에 이용되는 식품첨가물의 종류는 수백가지에 이른다. 제품의 포장에는 식품의 성분, 첨가물이 표기돼 있으나 소비자들은 그 내용을 잘 모르고 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00’을 강조하는 과일주스의 경우도 대부분 과일농축액을 물에 희석시켜 만든 농축주스이다. 여기에 당도를 높이기 위해 액상과당을 첨가하고 과일특유의 향을 강조하기 위해 합성착향료, 상큼한 맛을 위해 구연산 등을 첨가하고 있다. 게다가 주스를 가공할 때 농축액에 정제수를 넣어 희석하더라도 원재료의 농도가 100% 이상이면 식품첨가물의 유무와 상관없이 ‘100%’ 등으로 표시한다. 하얀색에 가까운 바닐라 아이스크림에도 황색색소를 첨가해 바닐라 아이스크림 특유의 색을 만들어 내는 것을 알고 있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식약처는 앞으로 식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식품첨가물 기준 및 규격을 합리적으로 개선할 것이라 한다. 식품첨가물을 더욱 안전한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나 구입하는 식품이 어떻게 가공되며 들어있는 첨가물의 기능은 무엇인지 소비자를 위한 정보의 활성화도 중요하다. 식품첨가물이나 식품이 안전하다고 하더라도 소비자는 구입하는 식품의 내용에 대해 인지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한 소비자교육과 홍보가 우선되어야 한다.

정영혜 울산과학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울산북구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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