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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매 맞는 공권력, 그 피해자는 바로 시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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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28  21: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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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호열 울산중부경찰서 경위

우리는 경찰을 흔히 ‘민중의 지팡이’라고 부른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지팡이는 걷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처럼 시민들이 살아가는데 경찰이 지팡이처럼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해서 그렇게 불리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도 묵묵히 맡은 바 최선을 다하고 있을 경찰은 ‘제복을 입은 공무원’으로서 사회적 존경을 받아야하는데, 과연 우리사회는 공동체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이들에 대한 존중과 예우에 부족함이 없는지 의문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지난 6월4일 정부가 발표한 집계에 따르면 공무를 집행하다 폭행을 당해 숨지거나 부상을 입는 경찰, 소방관, 해양경찰 등이 최근 3년간 총 2048명에 달한다. 이날 행정안전부 장관, 경찰청장 등이 한자리에 모여 제복 공무원에 대한 폭행과 언어폭력을 멈춰 달라는 대국민 호소문까지 발표했다. 주무장관, 청장이 폭행을 멈춰달라고 국민에게 호소하는 현실은 우리 사회의 낙후된 현주소를 보여준다.

경찰을 포함한 제복 공무원에 대한 폭행은 자제를 호소할 사안이 아니라, 정부와 사법부가 단호히 대응해야 하는 심각한 범죄행위이며 법치주의,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제복에 대한 폭행은 술이나 약물에 취하거나 극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저지르는 폭력이 대부분인데 이는 공권력의 권위와 정당성을 인정하길 거부하며, 폭력을 휘둘러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칠 것이라는 그릇된 인식에서 시작한다.

또한 정부의 잘못된 대응이 이들의 폭력을 조장하고 방조한다는 점에서 정부도 책임을 느껴야 한다. 경찰에 대해 온갖 폭력을 휘둘러도 가벼운 처벌로 그치고, 조금의 과잉 논란이라도 벌어지면 이를 진압하기 위해 나선 경찰이 처벌과 민사상 책임까지 뒤집어쓰는 게 우리 현실이다. 보호받지 못하는 공권력에 대한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선량한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경찰의 공권력 약화는 경찰을 불신하는 사회 분위기로 확산되면서 범죄 피해자들이 경찰 신고에 앞서 SNS 등에 피해 사실을 알리는 사례가 급증했다. 광주에서 한 여성이 “남자친구에게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자신의 피해상황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또 전남대학교에서 한 누드모델이 경찰 신고없이 직접 “몰래카메라 피해를 당했다”는 대자보를 붙여 SNS상에서 화제가 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국민들이 경찰 공권력을 불신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민들은 현재 경찰의 치안력과 공권력 행사 범위 등이 기대에 못미치기 때문에 여론의 힘을 바탕으로 또 하나의 비공식적인 ‘공권력’을 만들어 범죄자를 직접 처벌하길 원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공권력이 정당성없는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하던 그런 시대가 아니다. 엄정한 법집행과 더불어 공권력의 권위를 되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법집행의 공정성과 형평성, 절차적 정당성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경찰에 대한 폭행은 국가공권력을 무력화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소중한 생명과 안전까지 위협한다. 이런 중대범죄에 대해 이제부터라도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히 처벌해야 할 것이다. 제복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으로 선량한 시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대한민국의 품격을 지키는 길이다.

최호열 울산중부경찰서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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