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이사 해임안’·‘신동주 이사 선임안’ 모두 부결

▲ 29일 오전 일본 도쿄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린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의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안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이사 선임안이 부결됐다. 사진은 한 롯데그룹 소속 건물에 부착된 간판. 연합뉴스

구속수감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9일 일본 주주들의 신임을 받으며 친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대결에서 승리했다.

신동주·동빈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2015년 7월 이후 이날까지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이뤄진 다섯 차례의 경영권 표 대결에서 신동빈 회장은 모두 승리하며 한국과 일본 롯데 ‘원톱’임을 확실히 보여줬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날 도쿄(東京) 신주쿠(新宿) 롯데 본사건물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의 이사 해임 안건 및 신동주 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을 모두 부결했다.

두 안건 모두 경영권 탈환을 시도하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제안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주총을 마친 뒤 낸 자료에서 “오늘 열린 주총에서 안건들이 행사된 의결권의 과반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고 밝혔다.

롯데홀딩스는 “주총에 앞서 당사 경영진은 주총에 참석하지 못한 신 회장을 대신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경영진으로부터 한국 현황보고를 받았으며 서신도 전달받았다”며 “오늘 주총에서 의장이 참석자들에게 신 회장의 서신을 대독했으며 이후 안건을 심의했다”고 설명했다.

신동빈 회장은 주총 참석을 위해 한국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지만, 전날까지 법원 결정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롯데지주 황각규 부회장을 비롯한 롯데 비상경영위원회 대표단은 신 회장의 서신을 갖고 전날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진을 만나기 위해 출국했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뇌물공여 혐의로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은 뒤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을 자진 사임했지만, 이사직은 유지했다.

롯데홀딩스의 주요 주주는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 지주회(6%) 등이다. 이 중 광윤사의 최대주주가 신동주 전 부회장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종업원지주회의 지원을 얻어 신동빈 회장을 이사직에서 끌어내리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날 주총에 신동주 전 부회장은 참석했지만,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주총장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롯데지주는 롯데홀딩스 주총 결과가 나온 직후 입장자료를 내고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에 대해 일본 롯데 주주들이 다시 한 번 지지를 보내준 것에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롯데지주는 “어려운 현 상황이 빨리 극복돼 한일 롯데의 경영이 불안정해지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며 “신동주 전 부회장은 더 이상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해 임직원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롯데의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일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SDJ코퍼레이션은 “신동주 회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쇄신과 재정비를 위한 주주제안 안건을 상정했지만 가결되지 않았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롯데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혀 경영권 표 대결을 지속할 뜻임을 시사했다.

재계는 신동빈 회장이 주총에 직접 참석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이사직을 유지함으로써 한일 롯데 통합경영과 롯데의 지배구조 개편작업이 순항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신동빈 회장에 대한 2심 판결은 9월 중 나올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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