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 ‘물의 향연’ 그 황홀경에 취하다

▲ 지난달 29일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울산시립무용단 ‘수작’ 공연에서 무용수들이 무대 수조장치 위에서 화려한 춤사위를 펼치고 있다.

태화강·대숲·까마귀떼등
울산의 아름다운 풍광들
감각적 춤사위로 재탄생
수조속 웅장한 군무 백미

태화강의 역사를 품은 한편의 대 서사시가 지난달 29일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졌다. 이날 울산시립예술단 홍은주 예술감독의 취임공연 ‘수작’을 통해 울산의 태화강, 대숲, 까마귀떼 등은 감각적인 춤사위로 재탄생했다.

이번 무대는 울산의 태화강을 중심으로 ‘씻김-회복-화합’을 형상화 한 물의 여정을 한국무용으로 풀어내며 동양의 미와 현대적인 감각을 동시에 담아냈다.

공연이 시작되고 잔잔하기만 하던 물의 여정은 1장 ‘파장’에 들어서면서 역동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간결하면서도 리드미컬한 무용수들의 춤사위는 2장에서 까마귀들이 등장하면서 더욱 격정적으로 치달았다. 생생한 국악 라이브 연주와 함께 무대를 가득 메운 까마귀들의 군무는 관객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오랜 기간 국악반주단과 호흡을 맞춰온 시립무용단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특히 물의 여정을 극대화하기 위해 특수제작한 가로 12m, 세로 9m의 무대 위 수조장치에 물이 메워지며 공연은 절정을 맞이했다. 수조장치 위에서 물보라를 일으키며 펼쳐지는 웅장한 군무와 듀엣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함과 동시에 이번 공연 최고의 관전 포인트로 꼽혔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전국 무용계 주요인사와 평론가들도 찬사를 아끼지 않으며, 홍 감독이 울산시립무용단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김채현 교수는 “오늘 공연은 ‘울산시립무용단이 한국 무용계 다크호스로 떠오를 것’을 예고하는 자리”라며 “울산에는 오늘 무대서 볼 수 없었던 많은 문화적 자산이 있다. 이를 통해 홍 감독이 한국 무용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터미션 없이 진행된 이날 공연은 10여분 간 이어진 관객들의 박수갈채 속에서 다음을 기약하며 마무리됐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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