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9~30일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선보인 뮤지컬 ‘외솔’의 공연 장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참가
지난달 29~30일 관객들에 선봬
연기부터 무대장치까지 보완
한층 더 높아진 몰입도 ‘호평’
2막 도입부 전개 지루 아쉬움

울산에서 기획·제작된 창작뮤지컬 ‘외솔’이 공연 4년차 만에 울산을 벗어나 지역공연문화의 메카 대구 무대에서 전국단위 관객들에게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렀다. 지난달 29~30일 대구아양아트센터에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의 일환으로 올려진 ‘외솔’은 울산출신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를 주인공으로 해 우리의 근현대사에 감동과 재미를 버무려 향후 중앙무대 진출의 가능성까지 엿보였다. 오는 10일 DIMF 시상식에서도 수상권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1000석 규모 공연장에는 2차례 공연 모두 매회 70%에 육박한 유료 관객이 찾아왔다. 올해 다시 올려진 외솔은 지난해 제기된 문제점을 채우느라 제작 및 연출부가 심혈을 기운 흔적이 역력했다.

달라진 무대는 관객들의 몰입도를 확실히 높였다. 밋밋한 가벽 대신 시대적 분위기를 한껏 반영한 영상이 스쳐갔고, 조명과 음향이 이를 뒷받침했다. 배우들의 감정연기는 더 살아났고, 장면 전환도 자연스러워졌다.

주·조연 할 것 없이 모든 배우들의 동선과 디테일한 몸짓에도 신경을 쓴 느낌이 강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대사를 주고받는데서 벗어나 관객들이 계속 긴장을 이어가거나 무대밖 상황까지 상상할 수 있도록 연속적인 흐름을 보여줬다. 특히 한글을 모르는 ‘까막눈’ 사람들을 위해 외솔이 거리에서 편지를 대신 써주는 장면(1막)과 조선어대사전을 만들기위해 방방곡곡 우리말을 모으는 말모이운동 장면(2막)이 압권이었다. 가슴을 울리는 대사와 배우들의 호연, 한글의 우수성과 이를 알리는데 동분서주한 활약상이 부각되며 관람객들로부터 최고의 장면으로 꼽혔다. 다만 2막 도입부의 지리한 전개는 좀 더 다듬어야 할 옥에 티로 남았다.

▲ 로비에서 관람 인증샷을 찍고있는 관람객들.

대구 공연은 유독 자녀와 함께하는 관람객이 많았다. 김선진(대구 이곡동)씨는 “20여개 국제뮤지컬페스티벌 작품 중 아이와 함께할만한 공연을 뽑아보니 ‘외솔’이었다”며 “최현배와 울산과의 연관성을 잘 몰랐는데, 이 참에 많은 것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국어교사인 오종현(충주)씨는 외솔을 보기위해 초등학교 2학년 아들과 함께 대구를 찾았다. 그는 “아이들에게 한글의 자부심을 심어주는 좋은 작품이었다. 인터넷에서 공연정보를 접한 뒤 고민없이 대구를 찾았고, 기대이상이었다. 기회가 되면 꼭 다시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뮤지컬 ‘외솔’은 오는 6~7일 오후 7시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감상할 수 있다.

대구=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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