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0년 넘게 우리 불교문화를 계승하고 지킨 종합승원을 묶은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 7곳이 모두 한국의 13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 사진은 이번에 등재된 산사로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보은 법주사, 해남 대흥사, 순천 선암사, 공주 마곡사(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연합뉴스

이코모스, 3곳 보류 제안에도
정부·조계종·지자체 노력결과
통도사·부석사등 7곳 모두 등재
관광수요 대응방안등 협의 권고

한국의 산사(山寺) 7곳을 묶은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Sansa, Buddhist Mountain Monasteries in Korea·이하 ‘한국의 산사’)이 한국의 13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하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 열린 제42차 회의에서 한국이 신청한 한국의 산사를 세계유산 중 문화유산(Cultural Heritage)으로 등재하기로 확정했다.

7곳의 한국의 산사는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로 구성된다.

양산 통도사는 부처진신사리를 모신 불보사찰(佛寶寺刹)로 유명하다. 대웅전에 불상을 두지 않고, 건물 뒤쪽에 금강계단을 설치해 부처 법신(法身)을 봉안했다.

영주 부석사에는 고려시대 건축물 무량수전(無量壽殿)이 있다. 절 이름은 무량수전 서쪽 큰 바위가 바닥과 붙지않고 떠 있다는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 지난달 30일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린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자 문화재청, 외교부 등 정부 대표단과 불교계, 지자체 관계자들이 축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안동 봉정사의 극락전(국보 제15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이다. 창건자로 추정되는 능인대사 종이봉황을 날렸더니 오늘날 위치에 머물렀다는 설화가 전한다.

속리산 법주사는 의신조사가 흰 나귀에 불경을 싣고 와 머물렀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통일신라와 고려시대에는 길상사(吉祥寺), 속리사(俗離寺)로도 불렸다.

공주 마곡사는 사찰 중심을 흐르는 아름다운 계곡으로 유명하다. 조선조 세조가 절터를 보고 ‘만세에 망하지 않을 땅’이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순천 선암사는 절 입구에 사천왕문을 두지 않는다. 조계산 정상이 ‘장군봉’이어서 사천왕을 굳이 설치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경내 ‘선암매’는 천연기념물이다.

해남 두륜산 대흥사는 호국정신이 깃든 도량이다. 대종사(大宗師) 13명 중 한 명인 초의선사는 우리나라 다도(茶道)를 재정립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들 한국의 산사는 7~9세기 창건된 이후 신앙·수도·생활의 기능을 유지한 종합승원이라는 점에서 세계유산 필수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인정받았다. 또 개별 유산의 진정성과 완전성, 보존관리 계획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다만 세계유산위원회는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건물 관리 방안, 종합 정비 계획, 앞으로 늘어날 관광 수요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사찰 내 건축물을 지을 때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 협의할 것을 권고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중앙 정부와 대한불교조계종, 7개 지자체가 네트워크를 이뤄 수년간 합심한 결과 이번 세계유산 등재라는 성과를 이뤄냈다”며 “산사가 지닌 세계유산 가치가 잘 보존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세계문화유산 후보지를 사전심사하는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는 한국이 신청한 7곳 중 통도사와 부석사, 법주사와 대흥사 네 곳만 ‘등재 권고’하면서 나머지 세 군데는 ‘보류’할 것을 제안했다. 이후 정부와 추진단은 7개 사찰이 한꺼번에 등재될 수 있도록 세계유산위원국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교섭을 벌였으며, 중국을 비롯한 위원국 전원이 이에 동의하며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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