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의 음식 이미지 혼합
독특한 흑백 드로잉 작품 눈길
다음달 29일까지 갤러리 쉼

▲ 박소현 작가와 그의 작품 ‘The Last Supper’. 아래 작은 사진은 ‘Pizza’.

‘혜성’이 나타났다. 32살 젊은 신예작가가 지역 미술계에 새로운 형식과 구도의 미술작업으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1일 울산문화예술회관 갤러리쉼에서 시작된 박소현 작가의 개인전은 울산문예회관의 올해의작가 지원사업 일환으로 마련됐다. 별다른 오프닝도 없이 슬그머니 마련됐지만, 전시장을 찾는 사람들마다 작품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그림 속 장면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

울산이 고향인 박소현 작가는 고교시절 유학길에 올라 노마드의 삶을 시작했고, 그 같은 삶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 시카고예술대학교(SAIC)에서 공부하고 울산을 비롯한 서울, 창원, 대구, 익산 등 여러 도시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에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The Globe’라는 주제로 작가가 학창시절을 해외에서 보낸 후, 한국에 돌아와 정착하며 겪었던 문화적 혼란스러움을 동·서양의 상징적 음식 이미지들로 혼합하여 풀어냈다. 작품에는 김밥, 피자, 감자, 식빵, 냉면 등 다양한 음식들이 등장한다.

지난 십수년 간 작가가 걸어 온 동선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무엇보다 목탄, 잉크, 콘테 등으로 작업한 흑백의 드로잉 작품은 음식 고유의 화려한 색과 빛의 묘사가 아닌 이미지 본질에 집중하게 한다. 하나의 큰 작품을 조각 내고, 이를 서툰 바느질로 다시 꿰맨 과정이 독특하다.

이질감과 동질감이 공존하는 그의 작품은 다양한 공간에서 새로운 경험에 직면했을 작가의 지난 날과 닮아있다.

전시는 오는 8월29일까지.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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