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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노르웨이 성평등 국가로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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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3  21: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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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혜진 울산여성가족개발원 부연구위원

최근 7박9일 일정으로 성평등의 선진지로 알려진 노르웨이와 핀란드로 연수를 다녀왔다. 북유럽이라 하면 빙하와 오로라를 상상하다가 가벼운 패딩점퍼라도 챙겨가는 것이 북유럽을 방문하는 자의 에티켓이라 생각하고 짐을 챙겼는데, 오슬로는 100년 만에 찾아온 불볕더위로 인해 도시는 연신 무더웠다. 노르웨이는 무상교육, 무상의료로도 유명한 복지국가이다. 1969년 노르웨이 북해에서 석유가 발견되면서 산유국이 되어 복지재원의 동력으로 활용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7 세계 성격차 보고서(Global Gender Gap Report 2017)’에 따르면 세계 1위 아이슬랜드(성격차 지수 0.878), 2위 노르웨이(0.830), 3위 핀란드(0.823)로 북유럽국가들이 최상위권을 차지하였다. 한국의 경우 성격차 지수가 0.650으로 조사대상인 144개국중 118위에 머물렀다. 성 격차 지수는 1에 가까울수록 성평등을 이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방문은 여성가족정책 벤치마킹을 통해 지역사회의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목적으로 노르웨이의 성평등의 정도를 알아보고 그러한 변화가 가능하게 된 원인을 파악하고자 했다.

노르웨이에서 성평등 문제가 제도화된 데는 1980, 90년대 여성 국무총리인 그로 할렘 브룬틀란(Gro Harlem Brundtland, 1939~)의 역할이 컸을 것이라고 한다. 노르웨이는 대통령이 없으며 국무총리가 정부를 이끄는 의원내각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그는 1981년, 1986~89년, 1990~96년 세 차례에 걸쳐 총리를 역임했다. 현 국무총리도 아르나 솔바르그(Erna Solberg)라는 여성으로 2013년부터 직무를 수행하고 있고, 재무장관과 국방장관을 비롯하여 각료 17명 중 8명이 여성이다. 정부 요직에서의 여성들의 활동들로 국가정책에도 성인지 감수성이 깃들게 마련이다.

노르웨이의 선진적인 가족정책 사례 중 하나인 육아지원제도를 살펴보면 노르웨이의 육아휴직제도는 1993년부터 부모할당제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육아휴직기간은 육아휴직급여 수준에 따라 46주와 56주(산전휴가를 3주씩 추가하는 경우 49주, 59주)로 나뉜다. 각 부모가 할당된 10주씩의 육아휴직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26주 혹은 36주의 기간은 가족의 상황에 따라 부모끼리 나누어 사용할 수 있다. 육아휴직의 급여는 46주의 육아휴직을 택한 경우, 휴직기간 동안 이전 급여의 100%를 수령할 수 있고, 56주 육아휴직의 경우 급여의 80%를 수령할 수 있다. 남성이 여성보다 임금을 많이 받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의무육아휴직 이외의 기간은 남편이 덜 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최근에는 부모가 각각 15주의 육아휴직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제도의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노르웨이에서 자녀를 돌보는 것은 여자 몫이었고, 노르웨이라고 해서 전부 아빠들이 육아주체의식이 강한 것은 아니지만, 제도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육아에 있어 아빠의 주도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아빠의 육아주체의식이 강해질 수 있었다고 한다. 부모의 가정에서의 역할이 융통성 있게 수행되고, 육아를 비롯한 모든 가정의 일들을 “내일 네일 따지지 않고, 우리 일로 처리하는 것이 지금의 노르웨이의 성평등 수준을 끌어 올리고 있다”고 한다. 노르웨이가 갑자기 성평등한 국가가 되었다기 보다는 제도와 의식변화를 함께 이루어내면서 사회발전을 이룩하려고 계속해서 노력해왔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될 것이다.

노르웨이에는 지도자급 여성이 많긴 하지만, 노동시장에서 리더는 남성이 4분의3을 차지한다. 경력단절여성 또한 많고, 집안일도 남성보다 여성이 많이 수행하고 있고, 여성의 평균임금은 남성의 87%에 불과하며, 여성의 비정규직 비율도 더 높기 때문에 여성이 남성보다 빈곤에 노출될 확률이 더 크다(노르웨이 아동청년가족국 제공자료). 유리천장을 깨부수기 위한 제도적 조치가 있다하더라도 여전히 성차별은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노르웨이의 성평등 수준은 세계에서 최상이겠지만, 여전히 더 발전해야 한다고 그들은 말한다. 그것이 그들의 수준을 유지시키는 원동력일 것이다.

이혜진 울산여성가족개발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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