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 응급처치

▲ 이정훈 동천동강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물놀이전 반드시 준비운동하고
음주후 수영 심장에 무리 금물
평소 응급처치요령도 익혀둬야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계곡이나 바닷가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름철 바닷가와 계곡, 워터파크 등에서는 그간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시원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지만 안전사고의 위험도 높아진다. 특히나 한 해 익수자의 대부분이 여름철에 발생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정훈 동천동강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여름철 안전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방법과 환자발생을 대비한 응급처치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전체 익수환자의 44% 여름철에 발생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6년간 응급실 손상 환자 심층조사를 분석한 결과 1170명이 물에 빠지는 사고로 응급실에 내원했고, 이중 243명이 사망했다. 특히 여름철에 전체 익수환자의 44%가 발생했으며 사망으로 이어진 경우도 42%로 가장 높았다.

연령별로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사고 위험성이 높았다. 전체 익수환자 중 0~18세가 364명으로 31.1%를 차지해 여름철 환자의 40%에 해당된다. 이처럼 물놀이 중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사소한 사고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다양한 대처법을 익혀두는 것이 좋다.

우선 물놀이를 하기 전에는 반드시 준비운동을 해야 한다. 근육이 풀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물놀이를 하게 되면 흔히 말하는 쥐가 난다는 증상, 즉 경련이 올 수 있다. 따라서 가벼운 체조와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풀어주면 근육경련 예방에 도움이 된다. 만약 준비운동을 했는데도 쥐가 난다면 몸에 힘을 빼고 둥글게 말아 물에 뜨도록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물놀이 전 음주는 반드시 삼가야 한다. 술을 마시면 운동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평소에 수영을 잘 하는 사람도 위험할 수 있다. 특히 고혈압이나 심장병과 같이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정훈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음주를 하면 혈관이 팽창되는데 그 상태로 찬 물에 들어가면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면서 심장에 무리를 주게 된다”며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그 정도가 커 심장마비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 대비한 심폐소생술 숙지 필요

만약 물에 빠진 사람이 발생한다면 긴 줄이나 튜브, 막대 등 물에 뜨는 구조 도구를 활용하거나 안전요원에게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물에 빠진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무엇이든 잡으려고 하기 때문에 섣불리 구조하러 뛰어들었다가는 같이 물에 빠져 사망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익수자가 물에서 구조되면 의식과 호흡을 확인하고 119에 신고한다. 의식이 있다면 젖은 옷을 벗기고 물기를 닦아 체온을 유지시켜야 한다.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119에 신고 후 심폐소생술을 시행한다. 이 전문의는 “만약 본인이 심폐소생술을 할 수 없다면 119의 지시에 따르거나, 주위에 심폐소생술이 가능한 사람을 찾아 도움을 요청한다”며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간단히 심폐소생술을 배울 수 있으므로 물놀이를 가기 전 미리 숙지하고 간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계곡이나 워터파크에서는 미끄러지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낙상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무리하게 환자를 옮기다가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지거나 심하면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무리하게 옮기지 말고 119에 연락한 후 응급처치로 부목 고정을 실시한다. 출혈이 있다면 누운 상태에서 머리를 낮게 하고 다리를 높여준다. 뇌에 이상을 보인다면 머리를 높여줘 뇌혈관의 압력이 낮아지도록 한다.

이 전문의는 “여름철 물놀이는 최고의 피서로 꼽히지만 곳곳에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다”며 “앞서 언급한 응급처치 요령을 숙지하면 보다 건강하고 안전한 여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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