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5개 구군 평생학습도시 지정
광역학습도시로 업그레이드 기대

▲ 신기왕 울산평생교육진흥원 부원장 교육학 박사

2001년 ‘평생학습진흥종합계획’에 따라 학습도시 조성사업이 제안된 이후 지금까지 교육부는 심사를 통해 조건이 충족되는 시군구를 평생학습도시로 지정해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평생학습도시 조성사업은 유럽의 교육도시(Educating Cities) 정책에 뿌리를 두고 있다. 교육도시 개념은 1973년에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더 나은 삶을 조성하기 위한 전략으로써 OECD에서 처음 제시되었다. 울산은 2006년 울주군이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된 이후 중구, 북구가 선정되었고 2016년에 동구가 지정됐다. 울산의 5개 구군 중 유일하게 빠져 있던 남구도 올해 지정됐다.

필자는 울산 남구가 평생학습도시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때마침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교육도시연합(IAEC,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Educating Cities)을 방문하고 있을 때 들었다. IAEC는 1993년에 설립된 국제기구로 36개 국가 475개 도시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 당시 함께 있던 사람들은 울산 남구가 선정된 것을 축하하면서도 세종특별자치시가 탈락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세종시는 평생교육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있고 중앙부처가 있는 곳이라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울산에 광역시 평생교육진흥원이 설립되면서부터 염원했던 5개 구·군 모두가 평생학습도시에 선정되는 꿈이 이루어졌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울산은 지금까지의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작년의 평생학습 참여율은 27.8%로 전국의 평균 33.6%보다 낮았다. 세부조사 결과를 보면 대졸 이상(40.6%), 소득별로 월 소득 500만원 이상(33.6%)에서 참여율이 월등히 높아 학력별, 계층별 차이가 컸다. 또한 평생교육법령기관수와 이와 관련한 프로그램, 학습자 수에서도 다른 시도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제 울산은 구군 단위를 넘어 광역단위에서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 평생학습도시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평생학습도시는 학습하려고 하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언제든지 학습할 기회가 도시 전체에 퍼져 있고, 형식·비형식 교육기관들을 통하여 자기 계발과 가능성을 발견하고, 학습자간 협력과 소통을 통해서 배움을 추구하며, 학습공동체를 통해 지성과 가치를 발휘하는 도시를 지향한다. 평생학습도시는 사회 구성 원리로서 학습이라는 기제를 통해 지역사회의 새로운 사회적 자원을 창출하는 것이다. 이것은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울산이 살기 좋은 도시로 한 단계 도약하는 바탕이자 자양분이라 할 수 있다. 울산은 그 동안의 노력에 한걸음 더 나아가 구군의 수준에서 공유되었던 평생학습도시의 비전과 인식을 광역단위로 확산시키고 구군과 연계를 통해 평생학습도시의 이상을 광역차원에서 실현해야 한다.

그동안 구군의 평생학습도시는 프로그램 공급을 다양화해 지역주민의 학습 기회를 확대에 주력했다면 광역평생학습도시 울산은 프로그램 공급을 통한 학습기회 확대에 더해 100세 시대 고령사회에 대비한 새로운 학습체제 구축, 다양한 분야와의 유기적 결합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동력 창출, 지역공동체 회복을 통한 사회통합 등 울산 전체를 아우르는 보다 큰 그림으로 울산을 평생교육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필요가 있다.

몇 해 전까지 ‘근대화의 메카 울산, 선진화의 리더’라는 거대한 글귀가 울산 KTX역 맞은편 산허리에 붙어 있었다. 그 표지판은 울산이 한국의 산업수도라는 울산시민의 자부심을 상징했지만 지금은 그 흔적만이 남아있다. 그 흔적 위에 새로운 울산의 상징으로 ‘광역평생학습도시, 울산’이라는 커다란 글자가 울산 시민의 자부심과 함께 세워지는 날을 바래본다.

신기왕 울산평생교육진흥원 부원장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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